[세월호 침몰/유병언 수사] 아이원아이-천해지 수상한 거래 포착… 의심계좌 40여개 정밀분석 하기로 2008년 법정관리중이던 세모도… 위장회사 내세워 재인수 의혹
금수원 안에 선박까지 전시 침몰한 세월호 선사의 실소유주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이 23일 오전 유 전 회장 일가 소유의 수련원인 경기 안성시 보개면 금수원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이 이뤄진 금수원 내에 수집용으로 보이는 선박이 전시돼 있다(아래 사진). 안산=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검찰은 이날 유 전 회장이 ‘아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면서 촬영한 사진작품 8점(거래가 기준 1억5000만 원 상당)을 압수했다. 지주회사인 아이원아이홀딩스 등 3, 4개 회사에 대해선 전날 국세청이 각 사무실에 직원을 보내 미리 관련 서류와 물품을 압수해 간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검찰과 국세청, 금융감독원의 합동수사다. 검찰은 조만간 유 전 회장 일가와 계열사 임직원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 횡령 자금으로 비자금 조성 의혹
검찰은 유 전 회장 일가가 횡령한 돈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뒤 각종 사업의 인허가를 위해 정관계 로비를 했는지 살펴보고 있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유 전 회장 일가와 회사 임직원들의 2000만 원 이상 금융거래 계좌 40여 개를 비자금 의심계좌로 분류해 검찰에 넘길 계획이다. 이 계좌들엔 수억 원의 현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간 흔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망했던 ㈜세모도 유병언 일가 손으로
검찰은 1997년 부도가 난 세모그룹의 조선사업부를 청해진해운의 모회사인 ㈜천해지가 사들인 경위 등 각 계열사의 인수 과정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특히 세모의 하청업체들이 세모의 조선사업부를 다시 사들여 유 전 회장 일가 쪽으로 지분을 넘긴 것처럼 2008년 법정관리 중이던 ㈜세모도 비슷한 과정을 거쳐 유 전 회장에게 경영권이 넘어간 정황도 발견했다.
2008년 ‘새무리컨소시엄’은 세모를 169억 원에 인수했다. 이 컨소시엄은 ㈜새무리(49억 원), ㈜다판다(52억 원), ㈜문진미디어(34억 원), 세모 우리사주조합(34억 원)으로 구성돼 있다. 그런데 새무리의 주요 주주로 세모의 생산관리부장이었던 황모 씨가 들어가 있고 다판다와 문진미디어 등은 모두 유 전 회장의 일가가 대주주인 회사다. 당시 인천지법은 세모의 회생 과정에서 채무 735억 원을 면제해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