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재난 리더십이 필요하다] 떨어지는 지지율, 흔들리는 리더십
하지만 세월호 침몰이라는 최악의 안전참사 앞에 박 대통령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박 대통령이 온 국민과 함께 국가재난 상황을 헤쳐 나갈 수 있는 따뜻하고 강력한 재난 리더십을 보여야 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 국가안보결집효과 나타날까
2001년 미국 9·11테러 발생 당시 51%였던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지지도는 1주일 만에 90%까지 치솟았다. 2012년 대선 때 재선에 빨간불이 켜졌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슈퍼 허리케인 ‘샌디’로 큰 피해가 났을 때 탁월한 재난 리더십을 발휘하며 재선에 성공했다.
박 대통령은 16일 사고 직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사무실을 방문했고, 다음 날에는 경호상 이유로 반대하는 참모들을 물리치고 전남 진도 실내체육관을 전격 방문해 실종자 가족들과 만났다.
박 대통령의 ‘정면 돌파’ 리더십은 호평을 받았지만 이후 내각의 상황대처 능력은 국민들로부터 ‘낙제점’을 받고 있다. 이번 사고가 불가항력적인 천재지변이 아닌 인재(人災)인 데다 수습 과정에서 정부가 우왕좌왕하며 무능력을 드러내면서 ‘관재(官災)’라는 낙인이 찍힌 것. 결집의 대상이 아닌 질타의 대상으로 급전직하하고 있다.
○ 따뜻하고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원자바오 전 중국 총리는 2008년 쓰촨 성 지진 당시 지진 발생 소식을 듣자마자 현장에 달려갔다. 사고 현장의 잔해 더미 사이에서 넘어지고 긁히면서도 구호활동의 최전선에 나서면서 실종자 가족과 함께 눈물을 흘려 중국 전역을 감동시켰다.
서울대 박원호 교수는 “대통령이 국민의 아픔에 공감하는 행보를 보여주는 동시에 정부의 책임을 엄하게 다스리고 우리 사회의 문제까지 돌아볼 수 있는 총체적인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여당도 야당도 뭉쳐야 할 때
전문가들은 국가적 참사 앞에 여야가 초당적인 모습을 보이며 국론을 모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샌디가 발생했을 때 ‘오바마 저격수’로 불렸던 공화당 소속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를 대통령 전용 헬기로 초청해 함께 현장을 점검했고 크리스티 주지사도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줬다.
명지대 김형준 교수는 “사고 이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야당도, 야당에 아무런 손도 내밀지 않는 대통령도 모두 문제”라며 “여야가 대통령을 중심으로 초당적으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