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엄마들 화났다] 안전교육 강화 목소리 커져
고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김화연 씨(44·여)는 세월호 침몰 사고가 남의 일 같지 않다. 김 씨는 “학교에서라도 재난안전 교육을 받았다면 아이들이 좀 더 빠르게 사고 현장을 벗어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배가 침몰하려는 급박한 순간에도 “선실이 더 안전하다”고 방송한 승무원들의 어처구니없는 대처와 정부의 부실한 사고 수습에 놀란 학부모들 사이에서 ‘아이가 스스로 위급상황을 판단하고 대처할 수 있게 제대로 된 재난·안전교육을 해달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4일 다음 아고라 등 포털사이트에는 △초중고교 체육시간을 통해 재난 대피 요령이나 안전교육을 반복해서 가르쳐달라 △교사·학생 상대로 현실적인 안전교육을 제도화해 달라는 등의 요청 글이 잇따르고 있다. 한 학부모는 관련 글을 올리며 “대부분의 학생이 어떻게 행동할지 몰랐고 그 누구도 학생들에게 재빠르게 올바른 위기탈출 방법을 제공하지 못한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재난 때 탈출방법부터 알려주는 교육이 꼭 필요하다. 우리 아이라면 어땠을까 싶어 TV를 보기 힘들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번 사고에서 보듯 수학여행이나 현장체험학습에 참가하기 위해 단체로 비행기나 배를 많이 이용하는데 당일 현장에서조차 기본적인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허억 어린이안전학교 대표(가천대 도시계획과 교수)는 “실제로 긴급한 상황이 닥쳤을 때 본능적으로 행동할 수 있도록 평소 재난·안전교육을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며 “교사, 학생들을 상대로 한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