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남부 이용객 항의 빗발치자 없던 일로
안전대책 마련없이 허용 논란
“어제는 그냥 지나치더니 오늘은 서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24일 오전 경기 수원시의 한 정류장에서 서울 강남으로 가는 출근 버스를 기다리던 최모 씨(31)는 어리둥절했다. 그는 전날 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와 관련해 갑자기 광역버스 입석 운행이 중단되면서 영문도 모른 채 승차 거부를 당했다. 퇴근길도 마찬가지였다. 최 씨는 이날은 아침식사도 거른 채 평소보다 30분 정도 일찍 집을 나섰다. 그런데 이날은 콩나물시루 같은 입석 버스가 문을 열어줬다. 도대체 하루 사이에 어떤 일이 일어난 걸까.
경기지역 최대 운송업체인 KD운송그룹은 23일 예고 없이 서울∼경기 남부를 오가는 광역버스 입석 운행 중단을 밝힌 지 하루 만인 24일 첫차부터 입석 운행을 재개했다. 전날 많은 이용객이 버스를 타지 못해 대거 지각사태가 발생하는 등 민원이 쇄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3일 ‘입석 운행 금지’ 방침으로 버스를 놓친 이용객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국토부는 구체적인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입석 단속을 보류했다. 그 대신 KD운송그룹에 고속도로를 이용할 때 안전속도를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국토부는 전세버스를 투입하고 광역급행버스(M-Bus)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용객의 교통 혼란을 막기 위해 단속 대신 안전운행을 적극 홍보하는 등 이용객의 불편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