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슬픔의 행렬’은 끝없이 이어졌다.
25일 낮 경기 안산 올림픽기념관 합동분향소는 섭씨 25도를 오르내리는 초여름 날씨였지만 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를 애도하는 이들로 가득했다. 분향소가 차려진 지 사흘째인 이날 조문객은 총 6만 명을 넘어섰다.
조문객이 크게 늘면서 분향소 앞에는 100m가 넘는 긴 줄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불평하는 이는 없었고 차분하게 차례를 기다렸다. 검은색 양복과 블라우스 차림의 한 70대 노부부는 “손주뻘 되는 아이들이 이렇게 덧없이 세상을 떠났다는 게 안타깝다. 이들이 하늘나라에서 행복하기를 바라기 위해 예복을 갖췄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온 김모 씨(32)는 “단원고 학부모들이 심신이 피곤할 텐데도 일일이 절을 하며 조문객을 맞이해 마음이 더 아팠다”며 울먹였다.
고인의 유족들은 수많은 조문객의 위로를 받다 아이들의 영정을 바라보며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 주위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오후 2시 반경 희생자인 다문화가정 S 군(17)의 어머니가 합동분향소를 찾아 오열했다. S 군의 어린 동생은 형의 죽음을 실감하지 못한 듯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형을 찾기도 했다.
분향소를 찾은 조문객 가운데 일부는 걸어서 100여 m 떨어진 단원고를 찾아 정문 앞 주변에 노란 리본을 걸고 메시지를 남겼다.
안산=김성모 mo@donga.com·남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