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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분향소 사흘째 조문 6만명 넘어

입력 | 2014-04-26 03:00:00

[세월호 침몰]




‘슬픔의 행렬’은 끝없이 이어졌다.

25일 낮 경기 안산 올림픽기념관 합동분향소는 섭씨 25도를 오르내리는 초여름 날씨였지만 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를 애도하는 이들로 가득했다. 분향소가 차려진 지 사흘째인 이날 조문객은 총 6만 명을 넘어섰다.

조문객이 크게 늘면서 분향소 앞에는 100m가 넘는 긴 줄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불평하는 이는 없었고 차분하게 차례를 기다렸다. 검은색 양복과 블라우스 차림의 한 70대 노부부는 “손주뻘 되는 아이들이 이렇게 덧없이 세상을 떠났다는 게 안타깝다. 이들이 하늘나라에서 행복하기를 바라기 위해 예복을 갖췄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온 김모 씨(32)는 “단원고 학부모들이 심신이 피곤할 텐데도 일일이 절을 하며 조문객을 맞이해 마음이 더 아팠다”며 울먹였다.

정치인이나 고위 공직자들의 조문도 계속됐지만, 예전처럼 사진 촬영이나 방명록을 작성하느라 부산을 떠는 경우는 사라졌다. 이날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 서남수 교육부 장관,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 등이 조문했다. 일반 조문객과 마찬가지로 순서대로 줄을 서서 분향을 마쳤다. 정부 장례지원단 관계자는 “슬픔을 나누고 진정한 마음으로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인의 유족들은 수많은 조문객의 위로를 받다 아이들의 영정을 바라보며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 주위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오후 2시 반경 희생자인 다문화가정 S 군(17)의 어머니가 합동분향소를 찾아 오열했다. S 군의 어린 동생은 형의 죽음을 실감하지 못한 듯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형을 찾기도 했다.

분향소를 찾은 조문객 가운데 일부는 걸어서 100여 m 떨어진 단원고를 찾아 정문 앞 주변에 노란 리본을 걸고 메시지를 남겼다.

안산=김성모 mo@donga.com·남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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