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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경제 실익 못챙긴 오바마… 한국서 ‘FTA 적자 감축’ 배수진

입력 | 2014-04-26 03:00:00

[오바마 방한]
26일 기업인 만나 대미투자 촉구… 朴대통령 “FTA 호혜적 협력 확대”




미국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준비하면서 경제 문제에 가장 집중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 2년 동안 급증한 대한(對韓) 무역적자 해소가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앞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교섭 합의가 실패하면서 미국의 대한 경제 압박은 더욱 가중될 것이란 전망이 커졌다.

정부 당국자는 25일 “미국 정부는 무역촉진권한(TPA)을 부활시켜 TPP 협상의 속도를 낼 계획이었지만 ‘TPP도 한미 FTA처럼 적자만 누적시키는 것 아니냐’는 의회의 의구심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으로서는 한국 정부를 압박해 적자를 줄일 수 있음을 보여야 의회로부터 무역협상권인 TPA를 위임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한미 FTA가 발효된 지난 2년간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는 366억 달러. 한미 FTA가 이행되기 이전 2년(2010년 3월∼2012년 3월) 동안의 흑자액 220억 달러보다 146억 달러(약 15조1900억 원)가 늘어났다. 태미 오버비 전미상공회의소 부회장은 16일 한국 기자들에게 “(한쪽에만 유리해) 이행이 제대로 안 되는 협정은 가치조차 없다는 것이 미국 산업계의 생각”이라며 정상회담에서 FTA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룰 것임을 예고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직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상호방위조약과 더불어 한미 관계의 양대 축인 한미 FTA에서 호혜적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말해 탄력적 대응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미 FTA 후속 협의는 분기마다 열리는 양국 통상국장 점검회의와 20개 분과별 실무그룹에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통령이 지난해 5월 미국 방문 때 각별히 당부했던 한국인 전문직 비자 확대 문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다뤄지지 못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6일 오전 9시부터 30분간 서울 시내에서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주최로 경제인 조찬 간담회를 갖는다. ‘미국 투자 기회와 한미 FTA 이행’을 주제로 열리는 간담회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 기업들에 미국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달라고 당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측 참석자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한덕수 한국무역협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서승화 한국타이어 부회장 등이다. 재계 관계자는 “주한 미국대사관에서 참석자를 정했다”며 “대부분 미국에 공장을 갖고 있거나 투자를 하고 있는 기업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참석자들은 오전 8시부터 1시간 동안 마이클 프로먼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캐럴라인 앳킨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제경제 담당 부보좌관과 간담회를 갖는다.

조숭호 shcho@donga.com·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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