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희생자 애도” 묵념으로 시작한 한미정상회담 朴대통령 “북핵 등 안보환경 변화”… 오바마 “위안부, 끔찍한 인권침해”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왼쪽)이 세월호 희생자에 대한 애도의 묵념을 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애도의 징표로 사고 당일 백악관에 게양됐던 성조기를 청와대에 전달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박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지속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역내 변화하는 안보 환경을 고려해 2015년으로 돼있는 (한국 주도 방위를 위한) 전작권 전환 시기와 조건을 재검토하기로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한미는 10월 제46차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전작권 전환 시기와 조건에 대해 최종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이런 맥락에서 두 정상은 26일 서울 용산구 한미연합사령부를 함께 방문해 대북 대비 태세를 점검한다. 양국 정상이 한미연합사를 함께 방문하는 것은 1978년 연합사 창설 이후 처음이다.
두 정상은 단거리 위주인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체계를 독자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되 한미 간 상호 운용성을 높이기로 했다.
박 대통령도 “아베 총리가 약속한 부분에 대해 진정성 있는 실천이 중요하다”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55명밖에 남지 않은 만큼 더 늦기 전에 성의 있는 노력을 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식민 지배와 군 위안부 동원의 국가 책임을 인정한 무라야먀 담화(1995년)와 고노 담화(1993년)를 승계하는 것은 물론이고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주문인 것이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 “두 딸을 가진 아버지로 희생자 부모님의 마음이 어떤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다”며 “미국 국민을 대신해 깊은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 남쪽 마당에 있던 목련 묘목을 가져와 많은 학생이 희생된 경기 안산시 단원고에 보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26일 오후 다음 방문국인 말레이시아로 떠난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