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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회견 1시간전 전격 사의… 김빼기 작전?

입력 | 2014-04-28 03:00:00

[세월호 참사/정홍원 총리 사의]
野 “사퇴요구 예상해 선수 친듯”
“수습 마무리하라” 野 선회하자… 靑 “조건부 수리” 수용하는 모양새




27일 하루 내내 국무총리실과 새정치민주연합, 청와대는 물고 물리는 기자회견을 했다. 공식적으로는 모두 “독자적 결정”이라고 주장하지만 서로 상대방의 회견 내용을 의식해 핑퐁하듯이 대응한 흔적이 역력해 보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날 오전 9시경 총리실은 정 총리가 한 시간 뒤인 10시에 긴급 기자회견을 한다고 알렸다. 기자들 사이에서는 정 총리가 세월호 침몰 사고 수습이 미진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다는 소식이 돌았다.

새정치연합은 정 총리의 기자회견 시간에 주목했다. 전날(26일) 새정치연합은 27일 오전 11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의 기자회견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정 총리의 회견 시간이 두 대표 회견보다 한 시간 먼저 잡힌 것이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야당 대표들이 기자회견을 한다니까 정 총리가 서둘러 먼저 사퇴 의사를 밝힌 게 아니겠나. 당연히 야당이 사퇴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총리의 갑작스러운 사의 표명 탓에 새정치연합은 기자회견문에서 정 총리에게 “사건 수습을 마무리한 다음에 국민에게 석고대죄하라”는 단락을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새정치연합을 비롯한 야권이 정 총리의 사의 표명이 “무책임하다”며 비판하자 이날 오후 4시경 민경욱 대변인을 통해 조건부 사표 수리 방침을 밝혔다. 사표 수리 시점을 사고 수습 후로 미룬 것이다. 야권 관계자는 “마치 야당이 정 총리 사퇴를 반대할 것이라고 짐작하고 수순을 밟은 듯하다”고 말했다.

청와대 발표 한 시간 뒤 새정치연합 박광온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정 총리 사표 수리시기 연기는 국민과 야당의 비판에 반응한 결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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