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쌀 - 볏짚 훈제 - 커피금물”… 평생 매뉴얼 지킨 스시장인
25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찾아 화제가 된 초밥집 ‘스키야바시지로’의 주방장 오노 지로 씨가 사시미 칼을 행주로 닦으며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아사히신문 제공
오바마 대통령이 다녀간 뒤 25일 점심식사 시간이 끝날 무렵 이 초밥집을 찾았으나 직원들은 “모든 인터뷰를 거절하고 있다”며 양해를 구했다. 정치적 구설수에 오를까봐 경계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미슐랭가이드 별 3개를 받은 식당 가운데 다른 식당과 화장실을 공동으로 쓰는 곳은 이 집이 유일하다. 카운터에는 자리가 10개뿐이다. 오노 지로(小野二郎) 씨는 “요리사 눈길이 가지 않는 곳에 손님을 모시면 신경을 쓸 수 없다”고 말한다. 메뉴는 주방장이 추천하는 스페셜 스시(초밥 20개) 단일 품목으로 1인분 가격은 3만 엔(약 30만5000원)부터 시작된다.
그는 1951년 도쿄 3대 초밥집 중 하나였던 ‘요시노’에 문하생으로 들어갔다. 당시 26세로 다른 문하생보다 많이 늦었지만 갑절로 노력했다. 왼손잡이가 오른손잡이 스시 쥐는 법을 따라하는 것도 핸디캡이었으나 결국 자신만의 쥐는 법을 개발했다.
오노 씨는 40세가 되던 1965년 요시노 긴자 지점 단골손님이던 건물 주인의 보증으로 자신의 초밥집을 차렸다. 가게 이름 ‘스키야바시지로’는 근처 지명인 스키야바시 교차로의 지로라는 뜻이다. 자기 이름을 한자로 쓰면 허전한 느낌이 든다며 가게 이름에는 발음만 같은 한자, 지로(次郞)를 골랐다.
그는 최고를 지향했다. 생선 종류별로 얼마나 숙성시켜야 할지, 계절별로 어떤 생선을 써야 최고의 맛을 낼 수 있는지 연구하고 기록했다. 나중에 이를 10여 권의 책으로 펴냈다. 다랑어 훈제에는 번거로워도 볏짚을 고집했다. 볏짚을 태우고 꺼진 불이 만든 연기가 비린내를 없애고 향을 더하기 때문이다. 냉장고도 30년간 얼음 냉장고를 고수했다. 예전 전기냉장고는 수분을 흡수해 얼리는 방식이어서 생선 질감을 떨어뜨린다고 봤다. 1994년 여름 폭염으로 얼음 수급이 어려워지던 중 습도 조절이 가능한 전기냉장고가 나오자 얼음 냉장고를 울면서 교체했다. 쌀은 해마다 작황을 보고 가장 좋은 산지의 제품을 섞어 쓴다. 같은 산지만 고집하면 최고 품질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자기 관리도 철저했다. 창업 때부터 외출할 때는 항상 장갑을 꼈다. 스시 장인에게 ‘손은 생명’이라는 생각에서다. 생선이나 밥 상태를 살필 때 손가락 안쪽의 감각이 중요한 데다 트거나 상처 난 손으로 손님 앞에서 스시를 쥐어서는 안 된다는 신념을 지금까지 고집한다. 미각을 잃을까봐 자극이 강한 커피도 입에 대지 않는다.
:: 오노 지로 ::
1925년 시즈오카(靜岡) 현 하마마쓰(濱松) 시 출생
7세 때부터 요리 전문 여관에서 더부살이
1965년 만 40세에 스키야바시지로 개업
2014년 스키야바시지로, 7년 연속 미슐랭가이드 최고등급 지정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