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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유언비어 퍼뜨린 23명 잡고보니 “관심 끌려고…” 10, 20대가 78%

입력 | 2014-04-28 03:00:00

[세월호 참사]
해군, 잠수함 충돌 주장 2명 고소




“여객선 침몰. 잘됫(됐)네ㅋㅋ. 웃기다.”

고등학생 이모 군(18)은 세월호 침몰사고가 발생한 16일 이후 자신이 사용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 ‘필○○’라는 계정으로 사고 사망자 및 실종자 가족을 모욕하고 비방하는 글을 9번이나 올렸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21일 이 군을 검거해 조사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사이버 공간에서 비방, 허위사실 유포가 확산되고 있다. 경찰청은 확인된 악성 유언비어 총 176건 중 121건을 내사 중이고 23명을 검거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에 검거된 23명 중 10대가 총 10명(43.5%)으로 가장 많았고 20대 8명(34.8%), 30대 3명(13.0%), 40대 2명(8.7%) 순이었다.

현장의 민간잠수부를 사칭해 “구조하려고 하는데 현장 책임자가 방해해 아무 일도 못한다”는 글을 인터넷 게시판에 올린 김모 씨(31), 희생자들을 성적으로 모욕하는 글을 올린 일간베스트 회원 김모 씨(20) 등은 경찰 조사에서 “특별한 이유 없이 관심을 받고 싶었다”고 진술했다.

한편 해군은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해 유언비어 글을 인터넷에 올린 2명을 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팀에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들은 19, 22일 한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세월호가 잠수함과 충돌해 침몰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글을 올렸다. 해군은 고소장에서 “16일 사고 당시 유도탄고속함인 한문식함의 사격훈련을 위해 항행금지구역을 설정한 곳은 침몰 지역과 약 76km 떨어진 홍도 북방 15km 해상이다. 시간도 오전 9시∼오후 5시로 인천항에서 출발한 세월호는 이미 그 전에 항행금지구역을 지나 이날 오전 7시경에 진도 인근을 항해하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세월호가 침몰한 사고 인근은 수심이 얕고 유속이 빨라 그동안 미 핵잠수함이 참가하는 연합훈련을 실시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전문가들은 유언비어를 유포하는 행동이 본인의 불만을 왜곡되게 표출하는 사회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정석훈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인터넷의 발달로 현실의 불만이나 스트레스를 비정상적으로 표출하고 있다. 인터넷에서 이런 글들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자 이를 더 즐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권오혁 hyuk@donga.com·정성택·이샘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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