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여파 일선 교사도 트라우마
단원고 1, 2학년도 등교 재개 3학년생에 이어 1, 2학년생들도 등교를 재개한 28일 경기 안산시 단원고.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을 기원하는 메모가 교문 기둥에 가득하다. 안산=사진공동취재단
지난주 서울의 한 고교에서는 20대 여교사가 수업 중 갑자기 교실을 뛰쳐나가는 일이 벌어졌다. 해당 교사는 동료 교사들에게 “학생들이 한꺼번에 나를 쳐다보는데 갑자기 사고 장면이 떠올라 벗어나고 싶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교사는 이번에 희생된 교사 가운데 한 명과 같은 사범대 출신이어서 동문들과 장례식장을 찾기도 했다. 경기도의 한 중학교 교감은 “우리 학교에도 피해를 당한 교사들과 이전에 같은 학교에서 근무했거나 연수 등을 함께한 교사들이 있다”면서 “교무실에서 텔레비전을 틀거나 컴퓨터 모니터에 관련 뉴스를 띄우지 말아달라고 당부하는 교사가 있을 정도로 분위기가 예민해졌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일선 학교에선 상담교사가 동료 교사를 상담해주는 경우도 늘고 있다. 경기도의 한 중학교 상담교사는 “참사 이후 많은 교사가 ‘내가 웃어도 되나, 내가 맛있는 것을 먹어도 되나’라는 말을 자주 할 정도로 힘들어 하고 있다”면서 “선생님의 심신이 건강해야 아이들을 제대로 가르치고 안전교육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의식적으로 긍정적인 자세를 갖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