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알리바이 연대기’에서 어머니(전국향) 아버지(남명렬) 재엽(정원조)이 식사하다 TV뉴스를 보고 놀라는 장면. 드림플레이 제공
‘알리바이 연대기’는 개인의 삶을 통해 한국 현대사를 촘촘히 그려낸다. 시종일관 웃음과 따뜻함을 잃지 않으면서 찡한 울림을 준다.
연극의 화자는 김재엽 자신이다. 광복과 6·25전쟁, 5·16 격동의 현장에서 주동자가 아닌 관찰자로 살았던 아버지 김태용(남명렬)의 인생을 추적한다. 83학번인 형(이종무)과 92학번인 재엽(정원조)을 통해 1980, 90년대 학생운동의 단면도 담아낸다.
무대에 등장하는 아버지의 군대 시절 사진, 가족사진도 진짜다. 아버지는 애지중지 모은 책을 모교인 경북대에 기증했고, 경북대는 도서관에 아버지 이름을 딴 서가 ‘태용문고’를 만들었다. 무대는 이를 그대로 재현했다. 무대 위 아버지의 서재에 꽂힌 책(상당 부분은 사진이다)도 ‘태용문고’ 사진을 썼다. 김재엽 씨는 “개인사와 현대사를 함께 조망했는데 개인사를 허구로 만들면 이야기의 힘이 약해져 역사에 묻힐 것 같았다”고 말했다.
5월 11일까지. 1만∼3만 원. 02-745-4566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