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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리포트]재난대응 전문인력 시스템, 외국선 어떻게

입력 | 2014-04-30 03:00:00

[세월호 참사/‘안전 대한민국’ 이렇게 만들자]
佛, 1500명 규모 소방-구조부대 운용
美, 지역 전문가가 연방공무원 지휘




2010년 아이티 대지진 당시 세계 각국의 소방구조 인력들이 속속 파견되는 가운데 프랑스는 군대를 파견했다. 군함 2척, 구조용 헬기와 함께 도착한 프랑스의 구조인력은 ‘시민안전대응참전군(UIISC)’ 부대였다.

이 부대는 1968년 드골 대통령이 창설한 1500명 규모의 소방 및 구조부대다. 육군 장성이 총사령관을 맡는 UIISC 부대원은 모두 소방대원으로 활동하는 데 필요한 기술교육을 이수한 전문가들로 75%가량이 기술공병 출신이다. 이들은 산불, 홍수, 매몰자 구출 등에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UIISC는 국내에서 재난이 발생하면 1시간 안에 약 100명을 재난현장에 투입해 인명구조에 나서고 현장 지휘체계를 만든다. 이들은 제대 후 전문성과 현장경험을 살려 소방서나 관공서에 배치돼 안전 전문인력으로 활동한다.

외국에는 이처럼 국가적 재난에 대응하기 위한 전문인력 동원 시스템을 갖춘 나라가 많다. 미국은 대형 재난사고가 발생하면 국가재난대응시스템(NIMS)을 즉각 발동한다. NIMS 발동 직후엔 지방정부, 연방정부, 비정부기구(NGO), 민간단체의 4각 협력 체제를 가동한다.

지방정부의 재난구조 임무는 주지사가 임명한 비상사태매니저(EM)가 총괄한다. EM은 지역의 재난구조 자원과 인력 상황 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하면 허둥대지 않고 구조지원 계획을 펼 수 있다. 연방정부는 국토안보부, 국무부, 국방부, 보건부 등 광범위한 부처 소속 전문가를 파견한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재난 현장에선 연방정부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컸지만 9·11테러를 계기로 현장 전문가들이 주도권을 발휘하는 추세다.

2002년 엘베 강이 범람해 21명이 숨지고 60억 유로(약 8조6000억 원)의 재산 피해를 입자 독일 작센 주는 외부 안전 전문가 3명을 초빙해 조사위원회를 꾸렸다. 위원회가 4개월 만에 내놓은 보고서는 각 주가 따로따로 대처하는 바람에 원활한 업무조율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결국 연방의회가 이런 지적을 받아들여 2004년 주 정부 간 재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연방 조직인 ‘연방재난관리청(BBK)’을 만들었다.

일본은 재난 전문가 상시화 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지진, 지진해일, 폭우 등 각종 재난이 많은 일본에선 신속하고 정확한 대응이 ‘전문가의 자질’에 달려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중앙정부와 지방공공단체에 재난 담당자를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정부에선 후루야 게이지(古屋圭司) 납치문제 담당상이 재난 방지를 책임지고 있으며 내각부 산하에 재난 담당 공무원을 지정해 각종 재난에 대비하고 있다.

파리=전승훈 raphy@donga.com   

워싱턴=정미경 / 도쿄=박형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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