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프로농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김태술(KGC)은 최대어로 꼽힌다. 탁월한 농구 센스에 정통 포인트가드라는 희소성까지 갖췄다. 그의 행선지는 농구계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오늘부터 FA협상 돌입…최대어 김태술은?
‘정통 포인트 가드’ 희소성에 최대 관심
“한때 공격 스타일로 바꿔야 하나 고민…
하지만 내 농구는 팀 조율 소신 지켰죠”
최고의 기회…후회없는 선택 심사숙고”
남자프로농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열렸다. 올해 FA 자격을 얻은 선수는 총 47명. 2013∼2014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문태종(39·LG)과 함께 2007년 ‘황금 드래프트 세대’인 김태술(30), 양희종(30·이상 KGC), 함지훈(30·모비스) 등 대어급 선수들이 대거 FA시장에 나왔다. 이중 김태술은 탁월한 농구 센스와 기량에다 ‘정통 포인트가드’라는 희소성까지 더해져 ‘최대어’로 꼽힌다. 이번 FA시장에서 그의 행선지는 농구계의 최대 관심사다.
● 공격형 가드 시대에 흔들리지 않은 ‘정통 가드’의 소신
공격형 가드가 주목 받는 시대에 김태술도 흔들리던 때가 있었다. 그는 2009년 트레이드를 통해 SK에서 KT&G(현 KGC)로 이적한 직후 공익근무를 하면서 두 시즌(2009∼2010, 2010∼2011) 동안 코트를 떠나 있었다. 그는 “공익근무를 하는 동안 (양)동근이 형이나 (전)태풍이 형 같은 공격형 가드들이 주목을 받았다. 주변에서도 ‘이제는 가드도 적극적으로 슛을 던지고 공격을 해야 한다’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다. 코트를 떠나 있으니 생각이 많아졌다. ‘나도 추세에 맞춰서 플레이 스타일을 바꿔야 하나’라는 생각에 고민을 많이 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정통 포인트가드 스타일을 고수하는 것이었다. 김태술은 “연세대 1학년 때를 떠올렸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나도 득점을 많이 했다. 대학 입학 후 김남기 감독님(현 명지대 교수) 밑에서 (방)성윤이 형, (이)정석이 형, (양)희종이와 같이 좋은 멤버들과 농구를 함께 하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이어 “그 때 배운 내 농구는 슛을 먼저 던지는 것이 아니라, 동료들에게 패스를 하고 팀을 조율하는 것이었다. 소신을 지킨 것이 ‘희소성’이라는 가치로 돌아왔다. 내가 농구를 하면서 가장 잘한 선택이 바로 소신을 지킨 것이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 “일생일대의 기회, 신중히 선택할 것”
김태술은 양동근과 함께 리그 최고의 가드로 평가 받는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포인트가드 능력만 놓고 보면, 지금 우리나라에선 김태술이 최고다. 각 팀의 지역방어를 어떻게 깰지를 김태술이 다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라고 극찬했다. 이처럼 김태술은 팀 전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최고의 카드다.
서른 살 전성기에 맞은 FA 기회인만큼 김태술도 이번 선택에 심사숙고하겠다는 생각이다. 그는 “앞으로 몇 번이나 더 FA가 될지 모르지만, 다시는 없을 ‘전성기의 FA’라고 생각한다. 포인트가드의 소신을 지킨 일이 내 최선의 선택이었듯, 이번 FA도 나중에 돌이켜봤을 때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떠올릴 수 있도록 깊이 생각하겠다”고 밝혔다. 김태술을 비롯한 FA 선수들은 1일부터 15일까지 원 소속팀과 협상에 나선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트위터 @stopwook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