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무능-무책임 릴레이] 화 키운 총리
외면받는 총리 정홍원 국무총리(왼쪽에서 두 번째)와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왼쪽)이 1일 세월호 침몰 피해자 가족들이 모여 있는 전남 진도실내체육관을 방문해 위로했지만 가족들은 쳐다보지도 않는 등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정 총리는 한 가족이 “수습된 아이들의 시신 상태를 확인하라”고 요구하자 “다른 일정이 있다”고 회피하다 강한 비난을 받고서야 팽목항으로 이동해 시신을 확인했다. 진도=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그는 실종자 가족과 대화를 하겠다며 체육관을 찾았지만 해명이나 명확하지 않은 답변으로 일관해 화만 키우고 돌아갔다.
정 총리는 1일 오전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 각계 전문가와 함께 체육관을 방문했다. 그는 단상에 올라 가족들에게 사과하는 것을 시작으로 수색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나 “물속 시야가 확보가 안 돼 강한 빛을 써보려 했으나 빛이 잠수부에게 방해가 될 수 있다” “빠른 조류를 막는 데 한계가 있다” 등 해명성 발표로 일관해 가족들의 원성을 샀다.
한 실종자 가족이 “우리 아이들 시신이 어떤 상태인지 눈으로 꼭 확인하고 가라. 직접 봐야 심각성을 알고 대처 방식도 바뀔 것이다”라고 하자 정 총리는 “오후에 일정이 있어서 올라가야 한다”며 얼버무렸다. 이후 두 번 더 같은 요구가 이어졌지만 그는 “일정이 있다. 최대한 노력해 보겠다”며 대답을 회피했다. 네 번째 요구가 나온 뒤에야 “일정이 있습니다만 알겠습니다”라며 요구를 받아들인 뒤 이날 오후 팽목항에 가서 시신을 확인했다.
진도=손효주 hjson@donga.com·박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