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안전 대한민국’ 이렇게 만들자] 美, 2007년 미시시피강 교량붕괴때 유기적 협조
재난 피해자들에 대한 돌봄이 체계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재난 대응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와 현장 조직의 유기적인 협조가 이뤄져야 한다. 미국 등 선진국은 과거 여러 차례 대형재난을 겪으면서 이 같은 협조체제를 시스템화했다.
미국은 2001년 9·11테러 이후 국토안보부(DHS)를 설립해 연방재난관리청(FEMA) 등 재난 대응 조직을 흡수하거나 통합하고 국토안보부에 총괄, 감독 기능을 맡겨 컨트롤타워로 삼았다. 이와 별도로 이미 1988년 재난 현장에서의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재난관리 교육기관인 ‘DRII(Disaster Recovery Institute International) 협회’를 설립해 전문자격제도 등을 운영하며 5000여 명의 재난전문가를 양성하기도 했다.
미국이 이렇게 공들인 시스템이 위력을 발휘한 것은 2007년 8월 13명의 목숨을 앗아간 미시시피 강 교량 붕괴 사고였다. 교량관리 담당자들이 사전에 이상 징후를 보고했는데도 이를 무시하다 벌어진 인재(人災)였지만 재난 대응 시스템은 효과적으로 작동했다. 미니애폴리스 시를 중심으로 구조인력이 즉각 파견되고, 하늘과 육지에서 효율적인 구조활동이 펼쳐진 덕에 부상자 100여 명 외에 추가 인명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사고 이후 피해자 구호활동 역시 현장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신속히 이뤄졌다. 재난 대응 컨트롤타워와 현장 활동 조직이 유기적으로 움직여 피해를 최소화한 사례였다.
방재 및 안전전문가인 조원철 연세대 교수(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는 “중앙조직은 총괄하는 기능만 갖고 각 지자체에 재난대응 전문가들과 조직을 양성해 재난이 발생하면 이들에게 물적 자원과 권한을 집중하는 형태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