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여년 외길… 제약산업 1세대
김 명예회장은 1922년 평안북도 의주에서 태어나 1941년 중국 안둥(安東·지금의 단둥)에 약방을 개업한 이래 제약업 외길을 걸어왔다. 6·25전쟁 중 남한으로 내려온 고인은 1954년 서울에서 동업자 6명과 함께 연합약품주식회사를 세웠다. 약품 수입으로 성공을 거두자 1957년 독일 제약사 훽스트를 찾아가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해외 제약사와 기술제휴를 맺었다. 이듬해에는 한독약품으로 이름을 바꾸고 1959년 서울 중랑구 상봉동에 첫 공장을 준공한다. 한독약품은 1964년부터 훽스트와 합작회사로 운영되다 2012년 외국기업과의 합작관계를 청산했다. 이듬해엔 한독으로 사명을 바꿨다.
김 명예회장은 1978년부터 임직원 자녀에 대한 대학 학자금을 지원하고, 1985년 업계 처음으로 주 5일 근무제를 도입하는 등 ‘사람 중심’ 경영을 강조했다. 1975년 직원들에게 “독일기업 근로자처럼 스스로 권익을 찾으라”며 노동조합을 만들도록 권유한 이야기도 유명하다. 고인은 1964년 국내 최초 기업박물관인 한독의약박물관을 세웠다. 2006년에는 그의 호를 딴 한독제석재단을 세워 장학사업과 의학·약학 연구지원 활동을 해왔다.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