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피겨여왕’ 김연아(24)가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들과 유족들을 애도하는 마음을 담아 공연할 뜻을 밝혔다.
김연아는 4일부터 사흘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삼성갤럭시★스마트에어컨 올댓스케이트 2014’를 연다. 세월호 참사 이후 크고 작은 공연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지만 그녀는 고심 끝에 쇼를 진행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김연아는 2일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아이스쇼 현장공개 및 기자회견에서 “(참사 이후)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 생각했다”며 “난 스케이터이기 때문에 준비한 연기를 멋지게 보여드리고, 내 연기를 통해 많은 분들이 치유되길 바라는 것밖에 할 수 없다. 관중들에게 나의 마음이 잘 전달되도록 노력하는 것밖에 없고, 그 부분을 가장 신경 써서 연기를 하게 될 것 같다”고 공연을 취소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 그녀는 이날 다른 스케이터들과 함께 세월호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노란 리본’을 가슴팍에 달고 모습을 드러냈다.
아이스쇼의 연출을 맡고 있는 안무가 데이비드 윌슨도 “지금 굉장히 마음이 무겁다”며 어렵게 말문을 열고는 “캐나다에서 (세월호) 소식을 접한 뒤, 이런 비극이 일어난 것에 굉장히 슬펐다. 쇼의 퍼포먼스를 준비하면서도 피해자들과 그 가족에게 에너지를 주고 치유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이미 21일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해 써달라며 1억 원의 기금을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에 기탁했고, 수집용 화폐 전문업체인 ‘풍산화동양행’이 제작한 ‘은퇴메달 4종’의 판매수익금 일부도 기부한다. 여기에 자신의 현역 은퇴무대인 아이스쇼에서도 희생자들과 유족들을 애도하는 마음을 담을 예정이다.
김연아는 “내 이름을 내세운 아이스쇼이기 때문에 늘 완벽한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며 “선수를 은퇴했지만 달라지는 건 없다. 오히려 더욱 시선을 받고 팬들도 기대할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잘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다.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올림픽공원|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