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유병언 일가 수사] 주채권은행 외환위기후 퇴출됐고… 법정관리도 끝나 채권-채무 종결 預保 탕감 유씨 개인 빚 140억은 ‘재산 발견땐 변상’ 단서… 회수 가능 계좌추적 등 은닉재산 찾기 총력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이 세월호 침몰 사고를 바라보는 시각이다. 수사팀은 유 전 회장 일가의 횡령 등으로 세월호 선사 청해진해운이 부실하게 경영된 점이 세월호 침몰의 근본적 원인이 됐다고 보고 일가의 은닉재산을 찾아내 피해자들에 대한 실질적인 배상을 이끌어낼 방침이다.
○ 유 씨 일가 호화생활
청해진해운 등 계열사는 적자와 부채비율이 누적되는데도 상품권 사용 수수료, 허위 컨설팅 비용, 유 전 회장의 사진 구입비 등으로 수백억 원을 유 전 회장 일가에 보냈다. 그 덕분에 유 전 회장 일가는 수많은 계열사와 막대한 부동산을 보유하며 호화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주회사 아이원아이홀딩스 최대주주인 유 전 회장의 장남 대균 씨(44)는 ‘유 조백’(조각가를 높여 부르는 말)으로 불리며 조각, 시계 조립과 골동품 수집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고급살롱’을 표방하는 서울 강남의 레스토랑 몽테크리스토의 실소유주로 지목된다.
차남 혁기 씨(42)는 한 상자에 수십만 원인 프랑스 고급 초콜릿 브랜드 드보브에갈레 최고경영자로 소개됐으며 뉴욕 지점 개점 파티에는 업계 거물들이 줄줄이 참석했다. 혁기 씨는 계열사가 일가의 페이퍼컴퍼니에 보낸 허위 컨설팅 비용 200억 원 중 절반 이상을 가져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유 전 회장 일가 자산이 범죄 수익이라 판단되면 즉시 압류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실질적 책임을 지우겠다는 방침이다.
○ 유 전 회장 탕감 빚 140억 원 환수될까
㈜세모는 1999년 법정관리에 들어갈 당시 갚아야 할 돈이 2245억 원이었다. 이 중 1115억 원이 출자전환됐고 나머지 빚은 대부분 탕감받은 뒤 새무리컨소시엄에 337억 원에 매각됐다. 법정관리가 끝나 채권·채무 관계가 종결된 데다 ㈜세모의 주채권은행이었던 경기은행은 1998년 퇴출돼 돈을 회수할 주체조차 불명확한 상태다.
또 ㈜세모 채무에 대해 연대보증을 섰던 유 전 회장은 예금보험공사에 원리금 146억 원을 갚아야 했지만 재산이 없다는 이유로 6억5000만 원만 갚고 나머지 139억5000만 원을 탕감받았다. 예보는 이때 유 전 회장의 빚을 탕감해주면서 ‘추후 별도의 재산이 발견될 경우 채무 전액을 갚는다’는 단서 조항을 달았다. 예보는 이 단서를 근거로 채무 회수를 위해 유 전 회장과 측근들에 대한 계좌추적에 나섰다.
인천=장관석 jks@donga.com / 이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