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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心 마케팅’ 난타전, ‘安사람 심기’ 파열음… 여야 불난집

입력 | 2014-05-06 03:00:00

[6·4 지방선거 D-29]




6·4지방선거가 30일 앞으로 다가온 5일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종로구 창경궁 앞 거리에서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사전투표 방법을 알리는 현수막을 설치하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 6일로 6·4지방선거 D-29일을 맞았다. 여야는 세월호 참사 여파로 2주 정도 중단됐던 선거전을 개시했지만 여전히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각 지역의 일꾼을 뽑는 지방선거이지만 국민의 안전과 박근혜 대통령의 리더십이라는 화두가 선거판을 좌우할 핵심 이슈가 될 가능성도 있다. 새누리당은 9일 인천, 10일 경기, 12일 서울 경선을 통해 광역단체장 후보 선정을 마무리한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전남(10일) 경기(11일)와 아직 날짜를 잡지 못한 전북지사 경선을 남겨두고 있다. 여야는 15, 16일 후보등록을 거쳐 22일부터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시작한다. 》

▼ 새누리 서울시장 경선 6일 앞으로

김황식 “출마,대통령 뜻” 연일 강공… 당원 표 확보해 막판 역전 노려
정몽준 “법률적 문제… 조치 취해야”, 이혜훈 “거짓말 후보 사퇴해야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12일)을 일주일 정도 앞두고 출마자들의 경쟁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당초 새누리당은 현직 박원순 서울시장을 꺾기 위한 ‘페어플레이’를 다짐했고 세월호 참사 이후 ‘조용한 선거전’을 약속했지만 경선이 막바지로 치달으며 신경전이 과열되는 양상이다.

○ 막판 경선전 달구는 ‘박심’ 논란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박심(朴心·박근혜 대통령의 의중)’ 이슈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김 전 총리 측 최형두 대변인은 5일 논평을 통해 “당과 박근혜 정부의 성공, 서울시 발전을 위해 필요한 후보는 필요할 때만 친박(친박근혜)을 외치거나 친박이 아니면서 친박인 양 위장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2일 합동연설회에서 “박 대통령께서도 저의 출마를 권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한 데 이어 3일 페이스북에 직접 쓴 편지를 올렸다. 김 전 총리는 이 편지에서 “박근혜 정부, 대한민국의 성공을 바라는 분들이 저에게 서울시장 출마를 권유했고 저를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그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뜻이라고 생각한다”고 썼다. 자신이 박심의 적통(嫡統)임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해석됐다.

정몽준 의원과 이혜훈 최고위원은 발끈했다. 정 의원은 5일 “기본적인 법률관계를 훼손해선 안 된다”고 했다. 4일에도 “김 전 총리의 발언은 법률적 문제까지 일으킬 수 있다.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 등에서 적절한 조처를 해야 하며 법을 전담하는 기구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공격했다.

이 최고위원도 “한 나라의 대통령이 선거 중립 의무를 위반하게 하는 중대한 거짓말을 한 것이니 (김 전 총리는 후보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맞섰다.

○ 결집력 강한 당원표를 잡아라


당내에선 김 전 총리로서는 경선 승리를 위한 판 뒤집기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광역단체장 경선은 민심과 당심 ‘5 대 5’로 치러지는 만큼 여론조사에서 정 의원에게 밀리더라도 친박 세가 강한 당원 표를 잡으면 승산이 있다는 계산을 했다는 얘기다.

친이(친이명박)계 권철현 전 주일본대사에게 여론조사에서 뒤지다 끝내 부산시장 후보로 선출된 서병수 의원의 사례도 김 전 총리 측에 상당한 자극이 됐다는 후문이다. 여권 내에선 “친박인 이혜훈 최고위원이 버틴 상황에서 김 전 총리가 친박계 표를 끌어오기 위해 일종의 선명성 경쟁을 하고 있다”며 “이런 대응이 ‘친박 마케팅’으로 비치면 자칫 역풍이 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편 김 전 총리는 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한 예비후보 공약에서 ‘안전’을 첫 번째로 내세웠다. 취임 즉시 주요 시설물과 안전 우려지역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하겠다는 것. 지하철 2호선 추돌사고를 통해 박원순 시장을 ‘안전무능 시장’으로 공격하는 동시에 정 의원이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 협력업체 직원 사망 사고를 간접 겨냥하겠다는 포석이다.

이 최고위원도 ‘인재(人災) 제로’ 공약을 3번째에 올려놓으며 “재해·재난·안전사고·폭력 등 인재로 발생하는 사고를 없애겠다”고 했다. 선관위 예비후보로 등록하지 않은 정 의원은 이날 공약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 새정연 광주시장 安측근 공천 반발 ▼

“새정치 한다더니 밀실야합 구태”… 경선후보 강운태-이용섭 탈당선언
姜-李 단일화땐 윤장현 지지율 앞서… 안철수, 당내 잡음 정면돌파 뜻 밝혀

새정치민주연합이 광주시장 후보로 안철수 공동대표 측근인 윤장현 전 새정치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전략공천한 데 따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당내 경선주자였던 강운태 광주시장과 이용섭 의원이 탈당을 선언했다. 당 지도부가 ‘개혁공천’이라는 미명하에 제 사람 심기를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에 맞서 당 지도부는 공천을 철회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 “광주시민에 대한 정치 테러” vs “중앙당 결단”

이용섭 의원은 5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한길 대표가 본인에게 정치 보복을 자행했고 안철수 대표는 새 정치의 명분을 내세우면서 자기 사람을 챙기는 그런 구태의 정치를 보여줬다”고 비난했다. 주류 진영은 이 의원을 친노(친노무현) 인사로 분류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5월 전당대회에서 김 대표는 당 대표 선거에 나선 이 의원을 향해 “당 대표 선거를 친노(친노무현) 계파 선거로 변질시키고 있다”며 난타전을 벌였다.

당 안팎의 반발이 커지자 윤장현 전 위원장도 반격에 나섰다. 그는 5일 광주시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략공천을 놓고 의견이 분분한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중앙당이 당헌의 규정에 따라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주의 바람과 전국 선거의 승리, 당이 추구하는 가치, (제가) ‘광주의 박원순 시장’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이라고도 했다.

강 시장과 이 의원에 대해서는 ‘낡고 권위적인 관료리더십’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강 시장을 향해서는 “임기 4년 동안 5번의 압수수색을 당했는데도 지도자가 책임은 지지 않으면서 밑으로 떠넘기고 있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강 시장 측은 즉각 논평을 내고 “윤 후보가 ‘광주의 박원순’을 거론했는데 박 시장은 박영선 의원을 상대로 공정하고 투명한 경선을 거쳐 후보가 된 분으로 지분 나눠먹기 밀실야합 공천으로 정치를 시작한 분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 윤장현, 강운태 이용섭 단일 후보에 밀려

당 지도부는 전략공천에 대한 현지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은 데 대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한 여론조사기관이 3일 광주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긴급 조사한 가상 대결에서 윤 후보(32.1%)는 강 시장과 이 의원 단일후보(54.4%)에게 22.3%포인트나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 시장과 이 의원이 후보 단일화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그 과정이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전화 통화에서 “각기 따르는 지지 세력이 있기 때문에 누가 양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시민들에게 ‘누가 이길 수 있는 후보냐’고 묻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선거 운동이 본격화해 새정치연합 후보 대 무소속 후보의 대결구도가 잡히면 지지율 격차도 줄고 당이 공천한 후보에게 표가 결집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 대표도 최고회의 직후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앞으로 진행되는 걸 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자신의 판단이 옳았으며 당내 잡음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

한편 새정치연합은 이미 전략공천을 한 광주와 안산시장 외에 추가적인 전략공천을 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승택 기자 hstn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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