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 D-29]
6·4지방선거가 30일 앞으로 다가온 5일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종로구 창경궁 앞 거리에서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사전투표 방법을 알리는 현수막을 설치하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 새누리 서울시장 경선 6일 앞으로 ▼
김황식 “출마,대통령 뜻” 연일 강공… 당원 표 확보해 막판 역전 노려
정몽준 “법률적 문제… 조치 취해야”, 이혜훈 “거짓말 후보 사퇴해야
○ 막판 경선전 달구는 ‘박심’ 논란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박심(朴心·박근혜 대통령의 의중)’ 이슈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김 전 총리 측 최형두 대변인은 5일 논평을 통해 “당과 박근혜 정부의 성공, 서울시 발전을 위해 필요한 후보는 필요할 때만 친박(친박근혜)을 외치거나 친박이 아니면서 친박인 양 위장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2일 합동연설회에서 “박 대통령께서도 저의 출마를 권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한 데 이어 3일 페이스북에 직접 쓴 편지를 올렸다. 김 전 총리는 이 편지에서 “박근혜 정부, 대한민국의 성공을 바라는 분들이 저에게 서울시장 출마를 권유했고 저를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그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뜻이라고 생각한다”고 썼다. 자신이 박심의 적통(嫡統)임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해석됐다.
이 최고위원도 “한 나라의 대통령이 선거 중립 의무를 위반하게 하는 중대한 거짓말을 한 것이니 (김 전 총리는 후보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맞섰다.
○ 결집력 강한 당원표를 잡아라
당내에선 김 전 총리로서는 경선 승리를 위한 판 뒤집기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광역단체장 경선은 민심과 당심 ‘5 대 5’로 치러지는 만큼 여론조사에서 정 의원에게 밀리더라도 친박 세가 강한 당원 표를 잡으면 승산이 있다는 계산을 했다는 얘기다.
친이(친이명박)계 권철현 전 주일본대사에게 여론조사에서 뒤지다 끝내 부산시장 후보로 선출된 서병수 의원의 사례도 김 전 총리 측에 상당한 자극이 됐다는 후문이다. 여권 내에선 “친박인 이혜훈 최고위원이 버틴 상황에서 김 전 총리가 친박계 표를 끌어오기 위해 일종의 선명성 경쟁을 하고 있다”며 “이런 대응이 ‘친박 마케팅’으로 비치면 자칫 역풍이 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편 김 전 총리는 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한 예비후보 공약에서 ‘안전’을 첫 번째로 내세웠다. 취임 즉시 주요 시설물과 안전 우려지역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하겠다는 것. 지하철 2호선 추돌사고를 통해 박원순 시장을 ‘안전무능 시장’으로 공격하는 동시에 정 의원이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 협력업체 직원 사망 사고를 간접 겨냥하겠다는 포석이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 새정연 광주시장 安측근 공천 반발 ▼
“새정치 한다더니 밀실야합 구태”… 경선후보 강운태-이용섭 탈당선언
姜-李 단일화땐 윤장현 지지율 앞서… 안철수, 당내 잡음 정면돌파 뜻 밝혀
○ “광주시민에 대한 정치 테러” vs “중앙당 결단”
이용섭 의원은 5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한길 대표가 본인에게 정치 보복을 자행했고 안철수 대표는 새 정치의 명분을 내세우면서 자기 사람을 챙기는 그런 구태의 정치를 보여줬다”고 비난했다. 주류 진영은 이 의원을 친노(친노무현) 인사로 분류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5월 전당대회에서 김 대표는 당 대표 선거에 나선 이 의원을 향해 “당 대표 선거를 친노(친노무현) 계파 선거로 변질시키고 있다”며 난타전을 벌였다.
당 안팎의 반발이 커지자 윤장현 전 위원장도 반격에 나섰다. 그는 5일 광주시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략공천을 놓고 의견이 분분한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중앙당이 당헌의 규정에 따라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주의 바람과 전국 선거의 승리, 당이 추구하는 가치, (제가) ‘광주의 박원순 시장’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이라고도 했다.
강 시장과 이 의원에 대해서는 ‘낡고 권위적인 관료리더십’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강 시장을 향해서는 “임기 4년 동안 5번의 압수수색을 당했는데도 지도자가 책임은 지지 않으면서 밑으로 떠넘기고 있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강 시장 측은 즉각 논평을 내고 “윤 후보가 ‘광주의 박원순’을 거론했는데 박 시장은 박영선 의원을 상대로 공정하고 투명한 경선을 거쳐 후보가 된 분으로 지분 나눠먹기 밀실야합 공천으로 정치를 시작한 분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 윤장현, 강운태 이용섭 단일 후보에 밀려
당 지도부는 전략공천에 대한 현지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은 데 대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한 여론조사기관이 3일 광주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긴급 조사한 가상 대결에서 윤 후보(32.1%)는 강 시장과 이 의원 단일후보(54.4%)에게 22.3%포인트나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 시장과 이 의원이 후보 단일화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그 과정이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전화 통화에서 “각기 따르는 지지 세력이 있기 때문에 누가 양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시민들에게 ‘누가 이길 수 있는 후보냐’고 묻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선거 운동이 본격화해 새정치연합 후보 대 무소속 후보의 대결구도가 잡히면 지지율 격차도 줄고 당이 공천한 후보에게 표가 결집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 대표도 최고회의 직후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앞으로 진행되는 걸 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자신의 판단이 옳았으며 당내 잡음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
한편 새정치연합은 이미 전략공천을 한 광주와 안산시장 외에 추가적인 전략공천을 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승택 기자 hstn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