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연휴 추모열기] 안산 화랑유원지로, 서울광장으로… 고사리 손 잡고 조문행렬 이어져 가족대책위, 특검 촉구 서명운동
노란 종이배 애도 물결 ‘노란 종이배를 타고 하늘에서라도 평안하세요.’ 어린이날인 5일에도 세월호 침몰 사고로 희생된 이들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이날 서울 중구 서울광장은 시민들이 희생자를 애도하는 메시지를 적은 노란 종이배로 가득 찼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초등학교 1학년 아들과 함께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 정부합동분향소를 찾은 김모 씨(38)는 “아들이 먼저 가고 싶다고 해 서울에서 왔다”며 “아이에게 비싼 음식과 장난감을 사주는 것보다 이곳에서 슬픔을 함께 나누는 것이 더 의미 있는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분향소 앞에도 이날 오후 500m가 넘는 긴 줄이 이어졌다. 양손에 아들딸의 손을 잡고 조문을 마친 김모 씨(45)는 “아이들에게 남이야 어떻게 되든 자기만 잘 먹고 잘 살면 된다는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말을 해주고 있었다”며 “함께 잘 사는 사회를 만들도록 노력하는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데리고 왔다”고 말했다. 돌이 갓 지난 딸이 있다는 정모 씨(33·여)는 “희생자 부모님들의 마음이 어떨지 상상도 되지 않는다”며 “이젠 피해 학생들이 편히 쉬고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게 해달라고 빌었다”고 했다.
유가족들은 또 3일째 화랑유원지 분향소 입구에서 침묵시위를 이어갔다. 세월호 사고로 자녀를 잃은 가족들은 하얀 마스크를 쓴 채 10여 명씩 일렬로 서서 ‘제발 마지막 한 명까지 찾아주세요’, ‘나약한 부모에게 힘을 주십시오’, ‘제 아이가 웃을 수 있게 진실 규명 바랍니다’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하루 종일 자리를 지켰다.
박희창 ramblas@donga.com
안산=김수연·서동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