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유병언 일가 수사] 계열사 130여개 만들어 돈 빼돌려
유 전 회장 일가가 특허청에 출원한 상표 1357건을 동아일보 취재팀이 분석한 결과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법인 10여 곳이 이 상표들을 법인명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많은물소리’도 유 전 회장의 차남 혁기 씨(42)가 2005년 상표를 출원했다.
숨겨진 회사의 경영진에도 유 전 회장 일가와 측근들이 포진해 있었다. 많은물소리의 전현직 감사인 박모 씨(45)와 김모 씨(48)는 현재 문진미디어와 천해지의 감사를 각각 겸하고 있다. ‘많은물소리’는 법인등기와 달리 경기 안성시 금수원(구원파 수련원)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계열 업체 종류는 여행, 제과, 선박 등으로 다양했다. 유 전 회장은 1979∼2012년 대전 동구 중동에서 성업했던 유명 제과점 ‘에펠제과’의 상표권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폐업 직전까지 변기춘 아이원아이홀딩스 및 천해지 대표(42)가 감사였다. 국제영상과 노른자쇼핑의 대표를 맡고 있는 원로 탤런트 전양자(본명 김경숙·72) 씨도 에펠제과에 자주 드나들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계열사 중엔 선박 관련 업체도 2개 있었다. 충북 음성군의 경기용 보트 제조업체 ‘하니파워’는 고창환 세모 대표(67)가 올해 1월까지 대표로 재직했고, 경남 고성군의 선박 수리업체 ‘용광로’의 감사는 김모 천해지 감사(48)가 맡고 있다.
한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은 유 전 회장이 ‘아해’라는 예명으로 촬영한 사진작품 1점을 한 계열사가 무려 15억 원에 사들인 정황을 파악했다. 이는 2004년 필립스 드 퓨리 런던 경매에서 약 1억5945만 원에 낙찰돼 한국 사진작품 중 경매 최고가를 기록했던 배병우 씨의 ‘소나무’보다 10배가량 비싼 가격이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김민지 채널A 기자·곽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