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길 찾기’ 펴낸 이금이 작가
15년에 걸쳐 성장소설 3부작을 완성한 이금이 작가. 그는 “늘 지금, 여기에서 벌어지는 낡지 않은 이야기로 독자들과 만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1일 만난 작가는 “세 친구의 이야기가 세 권으로 완결되기까지 15년이 걸렸지만 작품 속에서 흐른 시간은 3년”이라면서 “‘너도 하늘말나리야’가 출간됐을 때만 해도 초등학생들이 읽기 어려운 동화라는 지적을 받았는데 이제는 초등 3학년도 그 책을 읽는다고 하더라”고 웃었다.
작가는 1989년 결혼 후 농민운동을 하는 남편을 따라 충북 청원의 시골마을에서 살았다. 근처에 있던 느티나무와 진료소를 보면서 ‘저 풍경이 배경인 글을 쓰고 싶다’고 한 생각이 이 3부작의 시작이었다.
‘숨은 길 찾기’에서도 작가의 특징으로 꼽히는 등장인물의 섬세한 심리묘사가 빛난다. 성인 독자의 눈에도 유치한 구석 없이 책장이 잘 넘어간다.
“어린이, 청소년 독자에게 재미없는 교훈으로 가득 찬 문학작품을 읽으라는 건 폭력이나 다름없다. 작가로서 첫손에 꼽는 덕목은 재미다. 책에 펼쳐지는 세계에 빠져서 끝까지 다 읽은 뒤에는 마음을 흔드는 무언가가 남았으면 좋겠다. 그것이 문학의 힘이다. 마음이 충만해지고, 어떤 일렁임이 일게 하는 것.”
작가의 첫 독자는 대학생인 아들(26)과 딸(24). 때론 “엄마 작품은 너무 비현실적이다”라든가 “농사짓는 게 좋아서 농촌에 사는 사람을 남겨진 사람으로 보는 건 실례다” 같은 날카로운 비평도 서슴지 않는다고. 딸은 표지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초창기 작품에는 부모가 이상적이고 완전한 인물로 그려진다. 내가 점점 나이가 들면서 작품 속 부모가 예전보다 미성숙하고 더 어려진다. 이 나이 되면 다 보이고, 입만 열면 잠언이 흘러나올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 완성된 인간은 없다. 퇴보하지 않으면서 사는 것이 우리의 임무다.”
“세월호 참사를 겪은 뒤 어디에서든 만나는 아이들이 더없이 귀하고 예쁘다. 작가이기 전에 한 엄마로서 생각하면 작품 속에서가 아니라 현실에서 아이들이 행복하기를 바란다.”
그의 눈이 다시 붉어졌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