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 D-28
7일은 6·4지방선거 ‘D-28’. 긴 연휴를 보낸 민심은 아직까지 쉽게 예측하기 어려워 보인다. 전문가들은 “지방선거는 깜깜이 선거”라고 입을 모은다. 현재의 판세를 정확히 가늠하기 어렵고, 결정적인 변수는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선거 자체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도 거의 없는 상태다. 확실한 것은 이달 중순으로 예상되는 박근혜 대통령의 안전 관련 쇄신책과 후속 인사가 선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이다. 여야는 ‘박근혜 변수’가 선거 구도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늘어난 무당층
세월호 참사는 여당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그 파괴력이 어느 정도일지는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 연휴 기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주민을 대상으로 한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새누리당 후보들의 지지세가 꺾이거나,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과 송영길 인천시장이 가상대결에서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
대형 재난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정부 심판론의 강도가 여권의 측근, 공천 비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하고 정치권 전체의 무능에 대한 질타 여론이 동시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늘어난 부동층이 다시 여권으로 되돌아갈지, 정부를 심판하는 응징 투표로 갈지, 아니면 투표 기권 현상이 발생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R&R) 본부장은 “세월호 참사 전 여당이 유리했던 수도권 표심이 지금은 5 대 5 박빙으로 바뀌었다”며 “여권은 부동층 재흡수가, 야권은 안철수 대표를 중심으로 여권 대안세력으로 뭉칠 수 있느냐가 변수”라고 했다.
○ 또다시 ‘박근혜 선거’
세월호 참사로 다른 정치적 이슈는 일거에 사라졌다. 지방선거를 두 달여 앞두고 터진 천안함 폭침 사고에 모든 이슈가 묻혔던 4년 전을 떠올리게 한다.
결국 박 대통령만 보이는 선거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박 대통령은 이르면 15일 지방선거 후보등록 이전, 늦어도 22일부터 시작되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 전 ‘관피아’ 척결을 비롯한 국가 개조 방안을 포함한 대국민 사과를 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이 국민의 예상을 뛰어넘는 강한 대책을 내놓느냐, 그마저도 실망스러운 생색내기용 대책을 내놓느냐에 따라 부동층의 향배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 여야 모두 ‘안전’에 올인
새누리당은 8일 원내대표가 선출되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선거대책위원회도 띄울 예정이다. 무엇보다 대통령의 수습책과 맞물려 여당으로서 책임 있는 안전 관련 대책 행보를 하겠다는 전략이다. 선대위 산하에 ‘관피아’와 ‘안전 대책’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꾸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또 권영진(대구) 원희룡(제주) 남경필 정병국(경기) 등 50대 초중반 광역단체장 후보를 앞세워 개혁 이미지를 선점하겠다는 전략도 세웠다.
동정민 ditto@donga.com·민동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