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정보국 “최소 10개 보유… 오바마행정부 파장 우려 비공개” 美, MD예산 13억달러로 확대 편성
북한이 미국 서부지역까지 도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핵무기를 탑재하는 기술을 개발했다는 보고서가 미국의 한 온라인 매체에 공개된 시점에 미국이 본토 방어 예산 늘리기에 나서 주목된다.
미 하원 군사위원회 산하 전략군사소위원회가 5일 공개한 ‘2015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 보고서에 따르면 국방부 산하 미사일방어청(MDA)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장거리 식별레이더(LRDR)를 배치하기 위해 7500만 달러(약 773억 원)의 예산을 승인해 달라고 의회에 요청했다. 지난해 초기 사업 예산으로 3000만 달러를 책정한 데 이어 이 사업을 본격 확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MDA는 LRDR 배치 예산을 포함해 올해 북한과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내년도 미사일 방어 예산을 13억 달러(약 1조3400억 원)로 책정했다.
마크 슈나이더 전 국방부 전략분석가가 작성한 ‘미국에 대한 북한의 핵 위협’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의 ICBM 개발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숨겨 왔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지난달 28일 ‘비교전략’이라는 군사전문 저널을 통해 공개됐다. 보고서는 “북한이 보유한 핵탄두는 정확히 알기 힘들지만 최소 10개 이상은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은 “북한과 이란은 핵무기로 미국을 공격할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말하고 있으며 제임스 클래퍼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도 DIA 보고서 내용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보고서는 이러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DIA 보고서의 내용이 정확한 것이라고 믿을 만한 여러 이유가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