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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최우용]서울광장 분향소를 다녀와서

입력 | 2014-05-07 03:00:00


며칠 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다녀왔다. 분향소 앞 줄은 꽤 길었다. 나는 천천히 걷고 또 걸어 겨우 긴 인간 띠의 행렬에 합류할 수 있었다. 늦은 오후 쏟아져 나온 자동차들이 차도를 메운 서울 중심가의 하늘은 먹구름으로 덮여 있었다. 온통 광장을 장식한 노란 리본이 세찬 바람에 휘날렸다. 내가 그저 안타까운 마음과 눈물밖에 보여줄 수 없는 어른이기에 미안했다. 어린 자녀들의 손을 잡고 긴 행렬을 따르던 부모들은 보채는 아이들을 달래느라 애를 썼다. 행렬 가장자리에 서 있던 안내 봉사자가 그들을 행렬 앞자리로 안내했다. 한 시간 정도 지났을 무렵 나는 흰 국화꽃 한 송이를 받아들었다. 꽃봉오리를 미처 피워 보지도 못한 채 꺾여 버린 어린 생명들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드디어 여덟 명이 한 조가 되어 일렬로 섰다. 모두 함께 잠시 묵념을 하고 국화꽃을 올렸다. 그러고 검은 옷을 입은 봉사자들의 인사를 받으며 그곳을 나왔다. 광화문광장, 청계천으로 걸음을 옮겼다. 연꽃 두 송이가 비를 맞으며 오롯이 피어 있는 환경사진전시회의 사진 한 장이 눈에 들어온다. 진흙 속에 핀 연꽃 송이들처럼 하늘 아래 살고 있는 오염된 인간들도 정화되어 맑고 깨끗한 세상이 되었으면….

최우용 wydaisy@dreamw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