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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서 온 자바씨 돕기에 한뜻…부경경마장의 온정

입력 | 2014-05-09 06:40:00

마사회 임직원의 도움으로 치료비 고민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 에릭 자바씨가 병실에서 엄지를 들어 보이며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부경 경주마 트레이너…최근 종양 제거 수술
수술비 부담 딱한 사정에 너도나도 성금 쾌척


“깜사함니다.”

6일 경남 김해의 A병원 입원실. 흑인 남성 환자가 머리에 새 붕대를 감아준 간호사에게 서툰 한국말로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얼마 전 머리에 생긴 종양 제거 수술을 받은 남아공 국적의 에릭 자바(44)씨다. 그는 한국인의 온정 덕분에 새로운 삶을 살게 됐다.

2010년부터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경주마 트레이너로 일하고 있는 자바씨가 몸에 이상을 느낀 건 올해 4월초였다. 새벽 훈련을 끝냈을 때 온 몸을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과 어지럼증이 찾아왔다. 응급차를 타고 찾아간 대학병원에서 검사 끝에 내린 병명은 ‘뇌막 양성신생물’. 머릿속에 양성 종양이 자라고 있었다. 의사는 “6cm 크기의 종양을 제거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고, 자바씨는 즉시 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성공적이었지만 걱정은 남아 있었다. 1000만원을 훌쩍 넘긴 병원비는 자바씨가 감당하기에 너무 컸다. 한국에 온 후 매달 남아공에 있는 부모와 자녀 등 6명의 가족을 위해 부치던 250만원의 생활비 송금도 중단했지만 돈은 턱없이 부족했다.

이런 딱한 사정이 전해지자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이 ‘자바씨 돕기’에 나섰다. 김병진 본부장을 비롯한 한국마사회 임직원은 물론 조교사, 마주, 기수까지 전사적인 모금운동을 펼쳐 열흘만에 1200만원을 모았다. 특히 백광열 조교사는 JBBA배 상금 전액을 기부했고, 서울마주협회도 부산까지 내려와 성금을 냈다.

이런 정성 덕분에 돈 걱정을 잊고 치료에 전념할 수 있게 된 자바씨는 “외국인까지 가족처럼 돌봐주고 치료까지 해준 한국 사람들을 평생 못 잊을 거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김재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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