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Cup Brasil 2014 대표 23명 확정]
이명주, 공격 차단력 부족해 탈락
“박주호 부상 때문에 못 갈줄이야… 곽태휘 풍부한 경험 믿고 발탁”
허정무 “미드필더 라인 역대 최강”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8일 경기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브라질 월드컵 대표팀 최종 엔트리 23명을 발표하면서 이근호(상주)를 호명하고 있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을 앞두고 최종 엔트리 탈락이라는 아픔을 겪었던 그는 4년 만에 꿈에 그리던 월드컵 무대를 밟게 됐다. 파주=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닻올린 홍명보호
예상대로 깜짝 발탁은 없었다. 하지만 예상 밖의 탈락자가 나왔다. 홍 감독은 “어제 밤늦게까지 고민한 선수가 몇 명 있었다”면서 박주호(마인츠)의 이름을 가장 먼저 꺼냈다. 홍 감독은 “박주호는 아직까지 (수술 부위가) 다 아물지 않았고 실밥도 풀지 않았다. 무엇보다 부상의 재발 가능성이 있어 선택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대표팀 발탁 여부를 두고 관심을 모았던 이명주(포항)는 홍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지난 시즌까지 소속 팀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었던 이명주는 올해 공격형 미드필더로 포지션을 바꾼 뒤 K리그 클래식 10경기에서 4골, 7도움으로 공격포인트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이명주는 홍 감독의 기대를 채우지 못했다. 홍 감독은 “이명주가 지금 K리그에서 아주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는 건 잘 알고 있다. 1월 전지훈련에서부터 수비형 미드필더의 역할을 많이 요구했는데 기대에 못 미쳤다”고 말했다. 대표팀의 허리를 받치는 기성용(선덜랜드) 한국영(가시와 레이솔) 하대성(베이징 궈안) 중 수비 능력을 갖춘 선수는 한국영밖에 없다고 판단한 홍 감독은 한국영의 백업 자원으로 수비가 좋은 박종우(광저우 푸리)를 택했다. 홍 감독이 끝까지 고심한 내용은 전체적인 수비 강화였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4년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최종 명단 발표를 이틀 앞두고 무릎을 다쳐 엔트리에 들지 못했던 곽태휘는 홍 감독의 낙점을 받았다. 홍 감독은 곽태휘의 경기력보다는 경험에 무게를 두고 선발했다. 홍 감독은 “23명 중 가장 경험이 많은 선수다. 월드컵 같은 큰 대회에서는 경험이 중요하다. 경기에 출전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지만 팀 안에서 내가 요구하는 역할을 잘해 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홍 감독은 곽태휘에게 어린 후배들을 이끌어 주는 팀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홍 감독은 소속 팀에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한 박주영(왓퍼드)을 끝까지 믿고 선발한 이유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포워드(공격수)들 중에서 박주영을 대체할 만한 선수를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홍 감독은 자신이 꾸린 대표팀에 대해 “역대 최강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선수들의 연령대가 낮아진 건 사실이지만 그 연령대에 비해 경험과 재능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명단에 대해 허정무 2010 남아공 월드컵 대표팀 감독은 “기성용-손흥민-이청용 등으로 이어지는 미드필더 라인은 역대 최강이지만 수비진의 김진수와 윤석영, 이용과 김창수가 아직 그 포지션에 완벽하다고 볼 수는 없다. 수비라인의 좌우 풀백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