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교육감선거-진보 조희연 윤덕홍 단일화가 최대 변수
6월 4일 동시지방선거의 교육감 선거도 서서히 달아오르는 양상이다. 세월호 사건 때문에 교육감 선거도 정책대결은 더 힘들어졌다. 결국은 후보 인지도와 조직, 또는 현직 프리미엄이 승패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교육계가 별로 원치 않는 양상이지만 현실은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
또 이번에 처음으로 교육감 선거의 투표용지에 기재하는 후보 이름을 위아래가 아닌 세로로 배치하고, 이 조차도 지역별로 순서를 달리하는 것(순환배열 투표용지)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회장 안양옥)는 이번 교육감 선거가 보수 진보 중도 할 것 없이 정치 시민사회에서 내놓은 후보들이 난립해 교육선거가 아닌 정치선거로 변질되고 있고, 정책이나 인물 대결보다는 막판 단일화와 합종연횡에 목을 매는 '게임'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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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9일 문 교육감이 등록하면서 나올만한 후보들은 거의 다 등판했지만, 판세는 매우 유동적이다. 보수 진영은 문 교육감과 고승덕 변호사, 이상면 전 서울대교수가, 진보 진영에서는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와 윤덕홍 전 교육부총리가 출사표를 던졌다.
서울의 특징은 보수든 진보든 단일화 추대가 유명무실해졌다는 것이고, 보수 진영에서는 고승덕 변호사, 진보 진영에서는 윤덕홍 전 부총리가 변수로 등장했다. 특히 조희연과 윤덕홍 후보가 단일화를 이룰지가 최대의 관심거리다.
보수 진영의 경우 문 교육감이 '대한민국 올바른교육감추대 전국회의'에서 단일후보로 추대됐지만 고 변호사가 독자출마를 하면서 빛이 바랬다. 고 변호사는 7일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갖고 출마선언문과 1차 정책발표를 공개하면서 완주를 다짐했다. 고 후보는 90명의 예비후보자 중에서 교육경력이 없는 대표적인 후보자가 됐다. 하지만 그는 그런 비판을 반박한다. 그는 "교수경력이 있다고, 교육학자여야만 교육감 자격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공교육은 너무나 중요하기에 교육학자에게만 맡겨 놓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이와 선생님, 그리고 학부모 등 교육주체로부터 공감 받는 공교육을 실현할 수 있는 능력이 교육감의 중요한 자격이라며 '공감교육'을 비전으로 들고 나왔다. 그 3대 정책으로 꿈마춤교육, 실력교육, 사회적인성교육을 제시했다. 최근의 교육 수요에 맞춰 진로교육, 자기주도학습, 인성교육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고 후보가 발표한 정책을 보면 그는 자신을 보수 진영에 묶어두는 걸 달가워하지 않는 듯하다. '서울형 새학교 모델'을 제시하며 '혁신학교와 자율학교 등 기존 실험학교의 장점은 취하고 단점을 개선하며 일반학교 전체를 업그레이드 시키는 모델'이라고 소개한 데서 그런 의도가 잘 드러난다. 그렇다 하더라도 고 후보는 문 교육감의 표를 잠식할 게 분명하다. 만약 문 교육감과 고 후보가 서로의 표를 잠식해 진보 진영이 어부지리를 얻고, 그것이 당락에까지 영향을 준다면, 고 후보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보수 진영에서의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
경기도는 진보 진영은 단일후보를 내고, 보수 진영은 불완전한 단일 후보에 일부는 독자출마할 태세다. 진보 진영 단일화 추진 기구인 '경기교육희망연대'는 경선에 참여한 권오일 도교육청 정책자문위원장, 이재삼 교육의원, 이재정 전 통일부장관, 최창의 교육의원을 대상으로 여론조사와 시민선거인단 투표를 거쳐 12일 단일 후보를 결정한다.
보수진영은 일부가 경선불참을 선언했지만, 김광래 교육의원, 석호현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이사장, 조전혁 명지대 교수(18대 새누리당 국회의원), 최준영 전 한국산업기술대 총장을 대상으로 12일 단일화를 위한 정책토론회를 갖는다.
인천은 진보진영 단일후보로 이청연 전 전교조 인천지부장이 추대됐다. 보수 진영은 단일화 작업이 깨지면서 김영태 인천시의회 교육위원장, 안경수 전 인천대 총장, 이본수 전 인하대 총장이 모두 나올 듯하다. 보수 진영은 이 전 총장을 단일 후보로 추대할 예정이다. 이청연 후보는 2010년 선거에서 나근형 현 교육감과 접전을 벌여 3551표차로 석패했기 때문에 보수진영이 불리한 형세다.
부산은 진보 진영 단일후보로 김석준 부산대 교수가 추대됐지만 보수진영은 김길용 교육의원, 벅경재 전 서울시 부교육감, 박맹언 전 부경대 총장, 정승윤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단일화가 깨지고, 임혜경 현 교육감과 최부야 교육의원, 최석태 전 KBS부산총국장은 독자노선을 걷고 있다. 8일에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교학사 역사교과서를 채택했던 부산 부성고의 신현철 전 교장도 출마를 선언해 보수 후보는 8명으로 늘었다.
울산은 보수 진영의 김복만 현 교육감이 유리하다는 분석이 많다. 보수 진영에서는 김석기 전 울산시 교육감, 권오영 교육의원도 완주할 태세다. 진보 진영의 단일 후보는 정찬모 교육의원이다.
경북은 보수 진영의 문경구 미래와비전 대구경북 본부장, 안상섭 경북교육연구소 이사장, 이영우 현 교육감, 이영직 전 도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이, 진보 진영에서는 유진춘 경북대 명예교수가 후보로 나섰다. 현지에서는 이 교육감과 이영직 후보를 주목하고 있다.
경남은 고영진 현 교육감이 보수 진영의 단일후보로 추대됐다. 중도 진영의 권정호 전 경남 교육감과 김명룡 창원대 교수가 단일화를 이루고, 그 후보가 진보 진영의 박종훈 경남교육포럼 상임대표와 2차로 단일화를 하게 되면 고영진 대 반(反) 고영진 구도가 이뤄질 것으로 보는 관측도 있다.
광주는 보수와 진보 진영 모두가 단일화가 지지부진하다. 장휘국 현 교육감과 양형일 전 조선대 총장의 2강 구도.
전북은 진보 진영의 김승환 현 교육감이 재선을 위해 출마를 선언함으로써 김 교육감과 이미영 전북농촌지역교육네트워크 공동대표, '비(非) 김승환 단일후보'간의 3파전 양상. 보수 측의 '비 김승환 단일후보'로는 신환철 전북대 교수, 유홍렬 전 전북교육위원회 의장, 이상휘 전북대 교수, 이승우 군장대 총장이 여론조사를 거쳐 9일 유홍렬 씨가 단일후보로 결정됐다.
전남은 현재 김경택 동아인재대 총장만이 혼자 등록했다. 장만채 현 교육감이 아직 등록은 하지 않았지만 여론조사에서는 김 총장을 크게 앞서고 있다.
강원은 진보 진영의 민병희 현 교육감이 유리한 상태. 보수 진영의 김선배 전 춘천교대 총장과 김광래 관동대 교수의 단일화 여부가 주목을 받고 있다.
제주는 박빙승부가 예상된다. 제주CBS와 제주매일 공동여론조사에 따르면 보수 진영의 양창식 전 탐라대 총장이 16.8%, 윤두호 교육의원 14.5%, 진보 진영의 이석문 교육의원이 15.0%의 지지를 받고 있다. 다음으로는 강경찬 교육의원은 11.7%, 고창근 전 도교육청 교육국장 11.4%, 김희열 제주대 교수 2.8% 순. 보수 진영의 단일화 여부가 관심거리다.
대전은 보수, 진보 양측 모두 단일화가 어려운 상황. 최근 대전일보 여론조사에 따르면 보수 진영의 설동호 전 한밭대 총장이 20.2%로 선두이고, 진보 진영의 한숭동 전 대덕대 총장이 간발의 차이로 그 다음. 나머지 후보들은 10%대에서 4%대의 지지를 받고 있어 보수든 진보든 단일화 여부가 판세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충북은 난립한 보수와 단일 진보와의 대결. 진보 진영에서는 김병우 전 전교조 충북지부장(전 교육의원)이 단일 후보이고, 보수 진영에서는 장병학 교육의원 등 6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단일화 작업은 난관에 부닥친 상황.
충남은 보수 진영의 서만철 공주대 총장, 심성래 전 예산교육장과 진보 진영의 김지철 교육의원, 명노희 교육의원의 4파전 양상이라는 게 현지의 분석이다. 뒤를 좇는 유창기 후보와 지희순 후보는 각각 천안교육장과 당진교육장을 지냈다. 후보들은 전직 교육감이 인사비리로 물러났다는 점에서 이념보다는 도덕성과 청렴성을 앞세우고 있다.
세종은 선두그룹이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 대전일보가 리얼미터에 의뢰한 5월 조사결과에 따르면 오광록 전 대전교육감이 25.9%, 홍순승 전 세종시교육청 교육정책국장 25.2%, 최교진 세종교육희망포럼 대표가 22.3%의 지지를 받았다. 조사기관에 따라서는 순위가 뒤바뀐 경우도 있었다.
교육감 선거의 전국 판세를 일별하면 보수 진영은 후보가 난립하고, 진보 진영은 단일화를 이룬 데가 많은 게 특징. 또한 세월호 사건으로 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원 선거는 물론이고 교육감 선거에서도 보수 진영 후보가 불리할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이 많다. 따라서 2010년 교육감 선거에서 보수 대(對) 진보 교육감 당선이 10 대 6이었는데 그때보다 진보 교육감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시도별 교육감선거 예비후보자 등록 현황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자료 제공)
심규선 대기자 kss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