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소나무 54만그루 제거 완료… 2013년 9월부터 447억 들여 작업 “꾸준히 방제하면 피해 줄어들 것”
제주 지역에서 소나무재선충병으로 말라 죽은 소나무를 제거하는 1차 방제작업이 마무리됐지만 ‘재선충과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소나무재선충병을 옮기는 솔수염하늘소가 잠복기를 거쳐 올해 9월부터 또다시 활동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5년 동안 꾸준히 방제작업을 펼쳐야 소나무재선충병이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제주도는 지난해 9월 소나무재선충병과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올해 4월 말까지 소나무 고사목 54만5000그루를 제거했다고 11일 밝혔다. 고사목 가운데 53%인 29만1000그루를 소각했고 36%인 19만4000그루를 잘게 부숴 열병합발전소 원료로 제공했다. 나머지 6만 그루는 훈증 처리했다. 이번 방제작업에 국비와 지방비, 도민 성금 등 447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전문인력 6만8000명을 비롯해 군인, 공무원, 의용소방대원, 도민 등 자원봉사자 4만2000명이 고사목 제거에 참여했다.
그러나 대대적인 방제작업에도 불구하고 올해 또다시 제주 지역에서 소나무재선충 감염 소나무가 25만 그루가량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국립산림과학원 측은 올해도 전년 발생량 대비 50%가량 고사목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해마다 전년도보다 50% 정도 소나무재선충병 발생 그루 수를 줄여 나가는 등 5년 정도 지속해야 완전 방제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주도 현을생 세계환경수도추진본부장은 “5월 이후 항공방제 위주로 진행하고 백서 발간을 바탕으로 ‘제주형 방제 매뉴얼’을 체계화하는 작업을 추진한다”며 “재선충병 피해 급증의 원인으로 기후변화가 꼽히는 만큼 효율적인 대응을 위해 전문인력 육성, 병해충 방제 등을 할 수 있는 연구센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