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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거트 파우더 국내 첫 개발… 해외서 승부 걸어

입력 | 2014-05-12 03:00:00

[내수 中企를 수출기업으로]<10>요거트 전문 프랜차이즈 ‘후스타일’




김진석 후스타일 사장은 지난달 21일 “국내 프랜차이즈 업체에 대한 규제에 머물지 말고 서비스산업 육성 차원에서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2020년까지 50개국에 국가별로 50개씩, 총 2500개 매장을 내서 세계 최대 요거트 전문점으로 성장하는 게 목표입니다.”

김진석 ㈜후스타일 사장(47)은 지난달 21일 “올해 말까지 18개국에 200개 점포를 연다는 1차 목표는 무난히 달성할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후스타일은 ‘요거베리’ 브랜드로 아이스크림과 스무디 등 다양한 요구르트 제품을 판매하는 요거트 전문 프랜차이즈 업체다. 후스타일(WHOSTYLE)은 ‘우리 스타일을 세계 가정이 경험하게 한다(World Home Our Style)’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한다. 현재 미국 호주 아랍에미리트 브라질 나이지리아 등 20개국에 180개 매장이 있으며 올해 중국 러시아 포르투갈 말레이시아 바레인 등에 추가로 진출할 계획이다.

후스타일은 사업 파트너에게 요거트 제품의 원료와 아이스크림 기계 등 장비를 제공하고 브랜드 사용료와 함께 점포별로 가맹비를 받는다. 지난해 요거트 원료와 장비 수출로만 170만 달러(약 17억5000만 원)를 벌었다.

고려대 국문학과를 졸업한 김 사장은 한때 소설가를 꿈꿨다. 학군사관후보생(ROTC)을 거쳐 군에서 소대장으로 근무할 때 소설 습작을 하기도 했다. 제대 후 자신이 처한 현실을 깨닫고 꿈을 접었다. 금융회사에 취업했으나 적성에 맞지 않아 창업하기로 결심했다. 방송통신대에 편입해 경영학을 배우고 창업스쿨에도 참가했다.

1998년 자본금이 거의 없어도 되는 아이디어 창업을 했다. 장교와 달리 부사관은 정보 부족으로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고 신문에 실린 취업 관련 정보를 복사해 표지를 붙여 회원에게 주간 단위로 제공했다. 입소문이 나면서 주문이 쏟아져 6개월 만에 수천만 원을 벌었다. 그 뒤 일본산 생활용품을 수입해 TV 홈쇼핑에서 파는 사업과 커피 판매 대리점을 운영했다. 3년 넘게 거래하던 대기업이 커피 사업을 중단하자 새 사업 아이템을 찾으려고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여러 논문을 읽다가 프랜차이즈 산업에 눈을 떴다.

김 사장은 2003년 요거트 사업을 하기로 하고 요거트 아이스크림과 음료 등에 쓰이는 원료 개발에 나섰다. 세계 시장을 휩쓸던 이탈리아산의 절반 값에 자체 개발한 원료를 공급한다면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봤다. 잘 모르는 분야여서 협력회사에 외주를 맡겼다. 수많은 실패 끝에 1년 만에 요거트 파우더 원료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했다. 요구르트 향을 만드는 게 특히 어려웠다고 한다.

당초 국내 사업을 생각했으나 레드망고 등 20여 개 요거트 브랜드가 생겨나자 시장이 수년 내 포화상태가 될 것으로 보고 수출로 방향을 바꿨다. 회사 로고도 글로벌 감각을 살려 산뜻하게 바꿨다.

2005년 미국에서 여배우 골프대회를 후원하며 시식회를 여는 등 상류층과 네트워크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 또 건강에 대한 미국인의 관심이 높은 점을 감안해 설탕 대신 과당을 써 당뇨환자도 먹을 수 있는 저칼로리 요거트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듬해 로스앤젤레스에 1호점을 내는 한편 미국에 60여 개 멀티플렉스극장을 가진 랜드마크와 제휴했다.

자신감을 얻은 김 사장은 중동의 거점인 두바이, 남미의 거점인 브라질 등에 속속 진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2011년 중소기업청은 수출 유망기업으로, KOTRA는 해외 진출 선도기업으로 각각 선정했다.

김 사장은 “해외에서 프랜차이즈 사업에 성공하려면 세계를 권역별로 나눠 거점이 될 국가에 먼저 진출하고, 그 나라의 부자 2세를 파트너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거점 국가에 진출하면 주변 국가로 확산되는 속도가 빠르고, 부자 2세는 해외 유학 경험이 있어 프랜차이즈를 잘 이해하고 마케팅도 활발하게 한다는 것이다.


김상철 전문기자 sckim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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