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달 귀국 이후 2주 연속으로 일주일에 한 차례씩 삼성전자 서초사옥으로 출근해 직접 업무를 봤다. 이 회장의 ‘출근 경영’ 강행은 미래전략실 내부에서도 예상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이 회장의 건강 악화가 갑작스러웠다는 의미다.
삼성은 지난해부터 계열사 사업구조 재편 및 후계구도를 가시화하는 작업을 해왔지만 이번 일로 그 작업이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6월 이 회장이 ‘삼성의 초일류기업화’를 강조한 이후 삼성은 최근까지 매머드급 사업 구조조정을 잇달아 벌여왔다.
이에 대해 재계에선 후계구도 정리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삼성에버랜드와 삼성SDS 모두 오너 일가의 지분이 많은 기업이다. 또 그룹 내부거래 비중이 높고 글로벌 진출은 부진해 성장이 정체됐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워야 이 회장 자녀들의 지분 가치가 올라가고 이를 바탕으로 후계구도를 정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7개월여 만인 이달 삼성이 삼성SDS의 연내 상장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 같은 해석이 현실이 됐다.
삼성은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위한 계열사 간 지분 정리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