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유병언 수사]
당당… 곤혹… 유병언 측근 줄소환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비리사건에 연루된 관계자들이 검찰에 속속 소환됐다. 세모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국제영상과 노른자쇼핑의 대표를 겸직하고 있는 탤런트 전양자 씨(왼쪽 사진)는 10일 여유로운 표정으로 인천지검에 출두했다. 반면 11일 조사를 받기 위해 인천지검으로 들어서는 유 전 회장의 친형 유병일 씨(가운데 사진)와 채규정 전 전북 행정부지사의 표정은 잔뜩 굳어 있다. 인천=원대연 yeon72@donga.com·양회성 기자·뉴시스
○ 채규정, ‘용처 모를 돈 흐름’ 많아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은 11일 채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이 사건에서 첫 정치인 출신 피의자인 채 대표는 김대중 정부 때 전북부지사를 지낸 뒤 새정치민주연합의 전신인 민주당,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전북 익산시장을 지냈다.
채 대표는 옛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출신 인사들과 친분이 있고 정관계 유력인사들이 포진한 육군사관학교 25기 출신이어서, 유 전 회장 일가의 정관계 로비 창구 역할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정치권에선 옛 여권 유력인사들이 유 전 회장의 장남인 대균 씨(44)의 서울 강남구 역삼동 레스토랑에서 교유했다는 얘기도 나돌았다.
○ 유병언 친형-장남 줄소환, 일가 정조준
검찰은 11일 유 전 회장의 형 병일 씨(75)를 피의자로 불러 조사했고 12일엔 유 전 회장의 장남 대균 씨를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미국에 있는 차남 혁기 씨(42·체포영장 발부)가 소환을 거부하자 장남 등 다른 가족들을 먼저 소환한 것이다. 모두 계열사 돈을 불법으로 빼내 챙긴 혐의인데, 병일 씨는 고문료 명목으로 청해진해운에서 매달 250만 원을, 대균 씨도 세모로부터 월 1000만 원씩, 억대 연봉을 받아갔다는 추가 증거가 발견됐다.
검찰은 유 전 회장도 이번 주에 소환해 1000억 원 이상의 회삿돈을 빼내 일가에 몰아준 경영상의 비리 책임뿐만 아니라 세월호 참사의 직접적 책임도 함께 물을 방침이다. 특히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확보한 지난해 초 청해진해운 임원회의 회의록엔 “복원력 저하로 최고경영자께 심려를 끼쳐 죄송스럽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유 전 회장이 사고 위험성까지 인식했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1998년 세모 법정관리인으로 선임됐던 임태수 씨(76)가 이날 검찰 소환 조사를 받는 등 세모그룹 법정관리 과정 전반에 걸친 불법행위를 규명하는 수사도 본격화됐다. 검찰은 임 씨를 통해 도산 후 법정관리를 받던 세모가 다시 유 전 회장 손으로 돌아가는 과정 전반을 조사했다.
○ “전양자는 ‘얼굴’, 이석환이 핵심”
최우열 dnsp@donga.com·장관석·조건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