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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갔더니 코피 쏟아… 피폭 때문”, 日 인기만화 ‘맛의 달인’ 묘사에 발칵

입력 | 2014-05-13 03:00:00

“후쿠시마는 살 수 없는 곳” 내용도… 작가 가리야, 평소 사회비판 앞장




일본 주간지 ‘빅코믹스피리츠’가 지난달 28일자에 실은 인기 연재만화 ‘맛의 달인’에 동일본대지진으로 사고가 난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인근 마을을 방문한 주인공이 코피를 흘리는 장면이 실리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12일 발매된 빅코믹스피리츠 최신호에는 후쿠시마 제1원전이 있는 후타바(雙葉) 정의 이도가와 가쓰타카(井戶川克隆) 전 촌장이 “코피는 피폭 때문”이라고 말하는 장면이 포함됐다. 이도가와 전 촌장의 대사에는 “후쿠시마에서 코피가 나거나 심한 피로감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지금 후쿠시마에 살아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싶다”는 내용까지 들어갔다.

또 오사카(大阪)의 지진 잔해 소각장 주민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약 80%가 코피를 흘리거나 눈 목구멍 피부의 통증을 호소했다는 내용도 실렸다. 오사카 부와 오사카 시는 동일본대지진 피해지역의 하나인 이와테(巖手) 현으로부터 지진 잔해 1만5300t을 받아 처리했다.

후쿠시마 현은 12일 홈페이지를 통해 “풍문 피해를 조장하는 것으로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오사카 시장과 마쓰이 이치로(松井一郞) 오사카 부 지사는 “사실무근”이라며 빅코믹스피리츠의 출판사인 소학관(小學館)에 항의문을 제출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까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방사능 노출과 코피는 인과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만화를 그린 가리야 데쓰(雁屋哲·73) 씨는 일왕제와 일제 만행을 거침없이 비판하는 반일 좌익작가로 알려져 있다. 일본 우익의 살해 협박에 시달려온 그는 1988년 이후 호주에서 살고 있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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