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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뷰티]이두건염은 운동선수 병? 팔 많이 쓰면 쉽게 발병

입력 | 2014-05-14 03:00:00

세란병원




정현우 세란병원 어깨관절 클리닉 과장(오른쪽)이 환자에게 이두건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두건염은 운동, 외상에 쉽게 노출돼 질환이 발생하기 쉬운 부위다. 초기에 발견하면 운동 및 약물 처방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세란병원 제공

몇 달간 헬스클럽을 다닌 김모 씨(43)는 특히 바벨이나 역기 등 근력운동에 집중했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역기 들기는 물론이고 팔을 들 수도 없을 정도의 어깨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 김 씨에게 내려진 진단은 이두건염. 오십견이 조금 빨리 온 것이라 예상했던 김 씨는 이두건염이라는 낯선 질환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이두건염은 반복해서 공을 던지는 투수나 라켓을 사용하는 전문 운동선수에게 주로 생기는 질환으로만 알려져 있지만 실제 일반인도 흔히 생길 수 있는 어깨질환 중 하나이다. 헬스장에서 바벨을 올렸다 내렸다 하는 반복 운동과 배드민턴, 테니스, 야구 등을 즐기는 이들뿐 아니라 물건을 ‘들었다 올렸다’를 자주 하는 주부도 쉽게 생길 수 있다.

이두건은 팔 근육 중 흔히 알통이라 불리는 이두근의 시작지점이다. 이두건은 견관절 내에 관절와순(어깨 관절을 감싸고 있는 섬유질 연골)과 연결돼 있다. 이 근육은 팔을 들어 올리고, 바깥쪽으로 외회전시키는 역할을 한다. 문제는 이두건이 연결된 관절와순 자체가 관절면과 불안정하게 붙어 있다보니 충격에 약하고 염증이 잘 생긴다는 것이다. 이 부위에 문제가 생기면 던지기, 밀기, 들기, 팔 들어올리기 등 기본적인 활동이 어려워진다.

세란병원 어깨관절 클리닉 정현우 과장은 “팔 움직임의 상당수는 이두건이 작용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이 때문에 과도한 움직임이나 운동, 외상에 쉽게 노출돼 염증이나 파열도 자주 일어나고, 30, 40대 비교적 젊은 나이에서도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한다.

문제는 환자들이 이를 일시적인 증상이라 생각하고 방치하거나 오히려 어깨가 굳어버릴 수 있다는 생각에 어깨 돌리기 같은 운동을 더 하는 것. 이렇게 하면 염증이 심해지고 주변 구조물인 관절, 인대 등의 손상을 촉진시킬 수 있다.

이두건은 과도한 움직임에 의해 쉽게 염증이 생기고 이런 증상이 반복되면서 관절와순은 물론 극상근이나 견갑하근 등 주위 근 파열이 연쇄적으로 동반될 수 있다. 또 이로 인한 통증으로 움직임이 어려워지면서 오십견이라 불리는 동결견이 초래되기도 한다. 마치 도미노처럼 어깨 질환이 확산되는 것이다.

정 과장은 “어깨관절 질환은 하나하나 개별적인 원인과 증상을 구별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며 “어깨관절과 힘줄, 인대에 문제가 생기면 공통적으로 팔을 들거나 돌리는 운동에 제한이 생기고 특히 야간에 통증이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어깨 통증이 생기면 섣부른 자가진단보다는 초기에 정형외과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두건염과 관절와순 같은 질환은 초기에는 운동처방이나 물리치료, 약물치료만으로도 충분히 호전이 가능하다.

물론 증상이 심하고 이두건염뿐 아니라 관절와순 파열이 심하고 충돌증후군, 회전근개 파열, 오십견 같은 증상이 동반된 경우엔 관절내시경을 통한 수술도 고려해 볼 수 있다. 1cm 이하의 최소절개를 통해 치료하므로 입원 기간도 2, 3일 정도로 짧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