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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경제]보험도 손주사랑? 내리사랑 상품 붐

입력 | 2014-05-14 03:00:00


이상훈 기자

최근 ‘손주 사랑’을 전면에 내세운 보험상품이 잇따라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맞벌이 자녀 대신 손자·손녀를 키우는 황혼 육아가 보편화되고, 경제력을 갖춘 노년층이 늘어나면서 손주에게 연금 등을 물려주려는 수요도 그만큼 커진 탓입니다.

NH농협생명은 ‘내리사랑 NH종신보험’이라는 보험상품을 새로 내놨습니다. 기존 종신보험과 구조는 같지만 자녀 대신 손주에게 보험금을 물려준다는 점을 강조하며 노년층 고객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매년 2만∼3만 원의 보험료를 내고 조부모 사망 뒤 일정 시점이 지나면 10년간 매년 100만 원씩, 혹은 20년간 매년 50만 원씩 손주에게 지급합니다.

보험업계 1위 삼성생명은 ‘내리사랑 연금보험’을 이달 선보입니다. 조부모가 연금을 받다가 사망하면 가입할 때 지정한 손주나 자녀가 잔여 연금액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한 상품입니다. 한화생명은 학자금 마련을 원하는 고객을 겨냥한 ‘The따뜻한 어린이변액연금보험’을 내놨습니다. 자녀나 손주 명의로 이 보험에 가입하면 19세부터 보험금이 지급됩니다.

손주를 겨냥한 보험회사들의 마케팅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해 5월 교보생명이 내놓은 ‘교보손주사랑보험’은 1년간 2만5000여 건의 가입 실적을 올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과거 가정의 달 5월에는 주로 암보험이나 간병비 보장보험을 찾는 고객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성장세가 다소 주춤하다고 보험사들은 귀띔합니다.

손주사랑 보험상품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보다 최근 업계를 넘나들며 불고 있는 ‘손주 마케팅’의 영향이 큽니다. 한 인터넷 쇼핑몰 조사 결과에 따르면 50대 이상의 장난감 구매량이 지난해보다 25%나 늘 정도로 중년층과 노년층은 장난감 시장의 큰손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자녀를 위한 상품은 부모 2명이 타깃이지만 손주를 위한 상품은 친가와 외가 조부모 4명이 관심을 갖는다”고 말했습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주를 위해 당장 가입하겠다는 분들도 있겠지만, 한편에서는 “힘들게 손주를 키워주는 것도 모자라 연금까지 챙겨줘야 하느냐”며 볼멘소리가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상훈·경제부 janua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