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유병언 일가 수사] 금수원 이미 빠져나갔을 가능성… 美에 있는 차남은 망명 시도설도
세월호 선사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 일가가 일제히 잠적하면서 검찰이 이들의 은신처를 찾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검찰은 유 전 회장에게 16일 오전 10시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지만 정작 유 전 회장의 소재도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체포에 나선 유 전 회장의 장남 대균 씨(44) 역시 서울 서초구 염곡동 자택에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의 수사 선상에 오른 유 전 회장 일가는 모두 5명. 유 전 회장과 대균 씨, 차남 혁기 씨(42), 장녀 섬나 씨(48), 맏사위 정택수 씨(48) 등이다. 이 중 현재 연락이 닿고 있는 건 정 씨 한 명뿐이다.
앞서 검찰은 미국에 체류 중인 혁기 씨와 섬나 씨 등에게 소환 조사를 3차례 통보했지만 응하지 않았다. 혁기 씨와 섬나 씨는 변호인도 선임하지 않은 채 연락이 두절돼 제3국으로 망명을 시도했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우선 경기 안성시 금수원을 은신처로 지목하고 있다. 12일부터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신도들이 몰려들어 검찰의 진입 시도 자체를 봉쇄하고 있는 것도 유 전 회장 일가를 보호하려는 행동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유 전 회장이 금수원을 빠져나갔다는 정황도 많다. 금수원 주변의 주민들 사이에서는 “세월호 침몰 사고 직후 유 전 회장이 금수원에서 멀지 않은 영농법인 별장에 은신해 있다가 1주일 전쯤 이곳에서도 사라졌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유 전 회장 일가는 전국 각지에 영농법인을 비롯해 많은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어 어디라도 은신이 가능한 상황이다.
유 전 회장 일가의 행방이 오리무중에 빠지면서 갖가지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구원파 신도들로 결성된 사수조와 함께 국내 모처에 머물면서 극단적인 행동을 할지 모른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또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밀항을 해 이미 해외로 빠져나갔다는 확인되지 않은 설도 떠돌고 있다.
강경석 coolup@donga.com·이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