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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실패 네탓 싸움에 음해투서 난무… 침몰하는 해경

입력 | 2014-05-14 03:00:00

[세월호 참사/어이없는 해경-선원]
감사원, 14일부터 고강도 감사




세월호 침몰 초기 부실한 구조활동으로 검찰과 감사원의 조사를 앞두고 있는 해양경찰청의 내부에서 구성원끼리 책임을 서로 떠넘기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내부 회의 내용을 외부로 유출하는 기강 해이도 드러나 전반적인 자중지란에 빠져 있다.

목포해양경찰서는 12일 김문홍 서장(56)이 세월호 사고 소식을 접수한 직후인 4월 16일 오전 9시 51분∼10시 6분 사고 해역에 출동한 123정에 주파수 공용통신 무전기(TRS)로 4차례 구조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당시 불법조업 중국어선 단속을 위해 해경 3009함을 타고 전남 신안군 홍도 해상에 있던 김 서장이 123정에 ‘승객을 퇴선시켜 구조하라’ ‘승객이 바다에 뛰어내리도록 독려하라’ ‘방송을 이용해 승객의 탈출을 유도하라’는 명령을 내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목포해경은 123정이 16일 오전 9시 반부터 5분간 사고 해역에 도착해 세월호를 향해 퇴선 방송을 했고, 오전 9시 47분 123정 직원들이 줄을 연결해 선체 진입을 시도했지만 수차례 미끄러져 실패하는 등 선체 진입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이를 두고 해경 내부에선 부실 구조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진흙탕 싸움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장은 ‘지휘관으로서 해야 할 조치를 다했지만 부하(123정)들이 제대로 따르지 않았다’고 책임 회피를 하고 123정은 ‘이미 구조 중이고 퇴선 방송도 하고 있었는데 뒤늦게 서장이 지시한 것’이라며 반박하고 있는 것이다.

내부적으로 열린 회의 내용이 외부에 줄줄이 새는 등 조직의 기강마저 흔들리고 있다. 최근 해경 본청에서 열린 전국 지휘관 화상회의에서 간부들이 발언한 내용을 누군가가 녹취해 외부에 유출한 사실이 밝혀졌다. 또 보령해양경찰서의 A 경사는 5일 해경 내부통신망에 동료 경찰관이 올린 조직개편 동향에 대한 내부 의견서를 국무총리실에서 작성한 것처럼 제목을 바꿔 동료와 지인들에게 유포한 사실이 드러나 감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 밖에 징계를 받거나 각종 비리 혐의가 드러나 그만둔 일부 전직 해양경찰관들이 조직의 문제점이나 특정 간부를 음해하는 제보와 투서를 사정기관 등에 넘겨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 내부에선 이를 일일이 해명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 관계자는 “창피한 얘기지만 요즘 해경 구성원이 모두 오합지졸이 돼 버린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14일부터 인천해경과 목포해경, 서해지방해경청 등에 대규모 인력을 투입해 감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인천해경을 상대로 세월호가 출항하기 전 각종 안전검사를 제대로 실시했는지를, 목포해경과 서해지방해경청에서는 사고 신고를 접수한 뒤 출동과 구조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각각 조사할 방침이다.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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