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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타이로 백악관 찾은 ‘괴짜’ 우루과이 대통령 “美, 스페인어 공용화를”

입력 | 2014-05-14 03:00:00

정상회담서 오바마에 훈수 쏟아내




‘세계 최강국 대통령 앞에서도 결코 기죽지 않는다.’

12일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호세 무히카 우루과이 대통령(78)이 화제가 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으로 유명한 무히카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의전은 아랑곳하지 않고 노타이 차림으로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 “미국은 스페인어를 공용어로 채택해야 한다. 독일의 효율성을 배워야 한다”며 훈수를 뒀다.

무히카 대통령은 대통령궁이 아니라 시골에서 부인과 살며 월급의 90%는 자선단체에 기부하고 월 130만 원 정도만 쓰며 생활한다. 국민과 길거리에서 얘기를 나누고 자신이 만든 팸플릿을 나눠주기도 한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우루과이가 영어를 배워야 하듯이 미국은 스페인어를 배워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미국 학자들을 우루과이로 보내 달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당장 1만 명의 학자를 보내주기로 했다. 미국은 독일의 효율성을 배워야 한다”고 가르치기도 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이 과거 애연가였던 사실을 상기시키며 “전 세계적으로 담배와의 전쟁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우루과이는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관타나모 수용소 수감자 6명을 받아들이기로 했지만 무히카 대통령은 이런 외교 이슈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미국 언론은 “오바마 대통령이 만난 국가 정상 중 가장 대통령스럽지 않은 대통령”이라며 “정상회담 관례에서 벗어난 신선한 충격”이라고 표현했다. USA투데이는 “무히카 대통령의 좌충우돌식 발언이 매우 낯설기는 하지만 사실 모두 맞는 얘기”라고 평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무히카 대통령이 말하는 동안 계속 미소를 지으며 지켜봤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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