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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發 美-러 냉전, 우주정거장에 ‘불똥’

입력 | 2014-05-15 03:00:00

러 “2020년 美와 공동운영 중단”… 군사용 로켓엔진 수출도 금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미국과 러시아의 제재 공방의 불똥이 국제우주정거장(ISS)에까지 튀었다. 러시아는 2020년부터 ISS 운영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 부총리는 “미국처럼 모든 것을 정치화하는 나라와 첨단 기술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는 것은 경악스러운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4일 보도했다.

지상 350km 상공에 건설된 ISS에서는 미국과 러시아 등 15개국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가장 앞선 우주정거장 기술을 보유한 러시아가 빠지면 운영이 어려워진다. 특히 우주왕복선 프로젝트를 종료한 미국이 우주비행사를 ISS에 보내려면 러시아의 소유스 우주선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미 항공우주국(NASA)은 지난달 3일 직원들에게 러시아 연방우주청과의 교류를 금지하면서도 ISS 관련 사업은 중단하지 않았다. 러시아가 탈냉전의 상징인 ISS 공동운영을 끝내려고 하는 것은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러시아와 미국의 관계가 얼마나 악화됐는지를 보여준다고 FT는 분석했다.

로고진 부총리는 또 미국이 군사 용도로 쓰지 않을 때에만 자국산 로켓엔진을 수출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제인 RD-180 엔진은 미국 군수업체들이 군사위성을 제작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러시아가 수출을 금지한 것이다.

이 밖에도 그는 “위성항법시스템인 글로나스(GLONASS)의 미국 내 감시국이 설치되지 않으면 러시아도 감시국 운영을 중단하겠다”고 덧붙였다. 글로나스는 러시아가 개발한 뒤 운영 단계에서 미국과 협력한 사업이다. 미국 정보기관 등은 러시아의 스파이 활동을 우려해 감시국 설치를 반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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