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영광의 선수생활 마감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한국 축구의 아이콘이었던 박지성이 은퇴를 선언하고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시작한 24년간의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박지성은 14일 경기 수원 박지성유소년축구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 시즌까지 버티기에는 무릎 상태가 너무 안 좋다. 이대로는 경기를 뛰기 힘들어 은퇴를 결심했다”고 밝히면서 “믿음이 가는 선수로 팬들의 기억에 남고 싶다”고 말했다.
박지성은 2월부터 은퇴를 고민했다. 한 경기를 뛰고 나면 4일은 쉬어야 운동을 할 수 있을 만큼 상태가 나빴다고 한다. 그의 무릎 통증은 경기 중 당한 부상 때문은 아니다. 2002년 월드컵이 끝나고 그해 말부터 무릎 상태가 서서히 나빠졌다. 지금 수술을 해서라도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겠지만 회복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수술을 한다고 100% 낫는다는 보장도 없어 수술을 포기했다. 박지성은 “선수 생활 중 특별히 후회되는 부분은 없다. 다만 무릎 부상을 당하지 않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고 말했다.
박지성은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당분간 유럽에서 쉬면서 뭘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축구 지도자나 해설가를 할 생각은 없다고 분명하게 밝히기도 했다. 그는 “지도자를 할 생각은 전혀 없다. 지도자 자격증이 없어 할 수도 없다. 행정가를 생각하고 있긴 하지만 그게 목표는 아니다. 어떤 식으로든 한국 축구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할 것”이라고 했다.
박지성은 은퇴를 선언했지만 국내 팬들이 그라운드에서 뛰는 그를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는 남아 있다. 에인트호번이 국내에서 22일 수원, 24일 경남과 치르는 친선경기에 박지성이 참가한다. 또 박지성은 7월 25일 국내에서 K리그 선수들과 함께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 경기도 준비하고 있다. 박지성은 “7월 25일 경기가 국내 팬들 앞에서 뛰는 마지막 경기가 아닐까 싶다”고 했다. 박지성은 이날 김민지 전 SBS 아나운서와의 결혼 계획을 전하면서 날짜(7월 27일)와 장소(서울 W호텔)를 알렸다.
수원=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