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한달/유병언 일가 수사] 檢 “당연히 나올 것”… 내일 출석 압박 금수원측 “신도 1500여명 모여”… 유병언 소재엔 “잘 모른다” 말 흐려
금수원에 집결하는 신도들 14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체포가 임박해지자 유 전 회장의 주 거처로 알려진 경기 안성시 금수원(기독교복음침례회 안성교회)에 교인들이 모이고 있다. 금수원 정문에는 ‘대한민국 헌법 20조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라고 쓰인 현수막이 붙어 있다. 안성=박영대 기자 sannae@
소환에 불응하고 잠적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에 대한 검찰의 압박은 14일에도 계속 이어졌다. 검찰은 이날 소환에 불응한 장남 대균 씨에게 1급 지명수배를 내리며 압박강도를 높였다. 한 검찰 관계자는 대균 씨의 소환 불응에 대해 “비상식적이고 이례적 처사”라고 강하게 비난하기도 했다.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신도들은 이날도 검찰의 진입에 대비해 총본산인 경기 안성시 금수원에서 출입구를 가로막고 대치했다.
○ “유병언, 있는지 없는지 우리도 몰라”
○ 유병언 ‘도마뱀 꼬리 자르기’ 전략?
검찰은 금수원에 강제로 진입해 유 전 회장 일가를 체포하는 방안은 후순위로 미뤘다. 자칫 신도들과의 충돌에서 불상사가 우려될 뿐 아니라 진입했다가 유 전 회장 일가가 금수원에 없을 경우 ‘종교탄압’이라는 프레임에 말려들 수도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검찰은 소환 불응을 비상식적이라고 비난하면서도 마구잡이식으로 대응하진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검찰 관계자는 “(자녀들과는 달리) 유 전 회장이 사회적 지위도 있고, 이번 사안의 사회적 중대성을 감안하면 당연히 출석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 전 회장은 1991년 오대양사건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을 때도 한동안 연락이 되지 않았다. 당시 수사를 맡았던 전직 검찰 간부는 “소환통보를 했는데 소재불명으로 송달이 안돼 측근을 통해 간신히 연락을 했다”면서 “‘바빠서 못 오겠다’고 버티는 걸 수사관을 보내 비밀장소에서 만나는 등 갖은 노력을 다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에서 측근들은 모조리 구속되는데 일가가 잠적해버린 것처럼, 당시에도 유 전 회장이 ‘도마뱀 꼬리 자르기’식 전략을 구사했다고 그는 평가했다.
최우열 dnsp@donga.com / 안성=박희창·조건희 기자
[기독교복음침례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정정 및 반론보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