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점포 벽에 붉은색 글씨로 금융감독원의 민원발생평가 결과 5등급을 받았다는 내용을 알리는 공고문이 붙어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유재동 기자
민원발생 평가는 금감원이 10년 이상 해오던 일입니다. 하지만 평가등급을 영업점에 게시하도록 한 것은 올해가 처음입니다. 이번에 ‘불량’ 판정을 받은 국민·농협·SC은행, 롯데·신한카드, 알리안츠·에이스·우리아비바·ING·PCA생명, 롯데·ACE화재·AIG손해보험, 동부·동양증권, 친애·현대저축은행 등 금융사 17곳은 전국 3000여 점포와 각 회사 홈페이지에 3개월간 ‘불량 등급’을 공지해야 합니다.
낙제점 성적표를 벽에 붙이고 일을 해야 하는 금융사 직원들은 곤혹스러운 표정입니다. 불량 등급을 받은 한 은행 관계자는 “고객들이 영업점에서 공고문을 보고 항의할 때마다 직원들이 해명하느라 진땀을 뺀다”며 “당국의 취지는 알겠지만 신뢰를 먹고사는 은행에 너무 가혹한 처사 아니냐”라고 했습니다. “꼴등을 한 학생에게 성적표를 가슴에 붙이고 다니라는 것과 다를 게 뭐냐. 금융당국이 ‘칼자루’만 쥐려고 한다”는 항변도 나옵니다.
유재동·경제부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