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명의 농구스타와 작별, ‘매직핸드’ 김승현 은퇴 선언

김승현. 스포츠동아DB

2000년대 초반 전성기…부상·이면계약 등 굴곡

‘매직 핸드’ 김승현(36·사진)이 전격적으로 은퇴했다.

김승현(36)은 남자프로농구 자유계약선수(FA) 원 소속구단 협상 마감일인 15일 은퇴를 선언하고 선수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원 소속구단 삼성과의 재계약이 결렬된 뒤 거취를 놓고 고심한 끝에 은퇴를 결정하고, 이날 은퇴동의서에 서명했다. 그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서)장훈이 형을 비롯해서 주변의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아쉬움이 있지만, 지금이 떠날 시기라고 생각해 은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은퇴동의서에 사인을 하는데, 코트에서 더 이상 농구공을 잡을 수 없다고 생각하니 아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후련하기도 하고 만감이 교차했다”고 털어놓았다.

2000년대 초반 김승현은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스타였다. 2001∼2002시즌 오리온스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김승현은 루키 시즌부터 타고난 농구감각과 환상적인 패스로 농구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한국프로스포츠 역사상 처음으로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와 신인왕을 한꺼번에 차지했고, 2002부산아시안게임에선 금메달도 목에 걸었다.

그러나 김승현은 이후 허리 부상 등 각종 부상에 시달렸고, 이면계약 파문까지 일으키면서 은퇴 위기를 맞았다. 2011년 12월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에 입단해 코트에 복귀했지만, 전성기만큼의 위력을 보여주지 못하다가 결국 선수생활을 마침표를 찍게 됐다. 김승현은 프로 12시즌 동안 470경기에 출전해 개인통산 4993점-3243어시스트(역대 3위)-917스틸(역대 2위)을 올렸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트위터 @stopwook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