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劉 “부채 부패 부실 꼭 없앨것” 宋 “亞경기 성공 이끌 적임자”

입력 | 2014-05-16 03:00:00

[수도권 지방선거 후보 인터뷰/인천시장]
새누리당 유정복 후보, 새정치聯 송영길 후보




《 수도권인 서울 경기 인천 광역단체장 선거는 6·4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다. 현재까지 판세를 보면 서울은 새정치민주연합, 경기는 새누리당 후보가 한발 앞서 가고 있는 상황. 자연스럽게 인천시장 선거전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세대 동문 간 맞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는 인천시장 선거는 새누리당 유정복 후보가 출마 선언 뒤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지만 지난달 세월호 참사 이후 송영길 시장이 다시 앞서며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인천에서 태어나 초중고를 다 나온 30년 토박이지만 경기 김포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유 후보와 전남 출신이지만 인천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송 시장의 엇갈리는 이력도 흥미롭다. 》

유정복 새누리당 인천시장 후보(가운데)가 15일 후보 등록을 마친 뒤 인천 부평구 십정동의 주거환경 개선사업지구를 방문해 관계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인천=이훈구 기자 ufo@donga.com

“‘yoo can(유정복은 할 수 있다).’ 희망찬 인천시대를 열겠다.”

새누리당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는 지난달 세월호 참사 이후 위기에 직면해 있다. 세월호 참사 직전에 사퇴하긴 했지만 전직 안전행정부 장관인지라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 회의실에서 마주 앉은 유 후보는 세월호 참사로 마음고생을 많이 한 듯 초췌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내 고향에 모든 공직 경험을 쏟아 붓겠다”는 각오를 밝힐 때는 강한 의지가 읽혔다. 유 후보는 “지방행정과 국정경험을 두루 갖췄고 중앙으로부터 정책과 예산 협력을 받을 수 있는 힘 있는 시장으로 인천을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요즘 마음고생이 심할 것 같다.

“안행부 장관으로 안전정책조정회의를 신설해 매월 모든 부처와 공공기관을 불러 안전을 챙겼고 공공기관과 지자체까지 안전책임관을 두도록 했다. 그러나 이런 대형사고가 나면…. (한숨을 내쉬며) 참담하고 국민들에게도 송구스럽고 도의적 책임을 느낀다.”

―연초에 ‘지난해 10명 이상 사망사고가 없었다’고 자랑했었는데….

“지난해 4대 악(惡) 척결도 성과가 좋았고 안전 관련 지수도 대부분 좋아졌다. 지난해 50년 만에 처음으로 10명 이상 사망한 대형사고도 없었다. 그렇지만 아무 소용이 없게 됐다.”

―인천 안전은 어떻게 지킬 건가.

“인천이 국제안전인증도시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안전체험교육관도 세우겠다. 그러나 더 중요한 건 현장에서 안전이 잘 지켜지도록 안전관리체계를 체계화하는 것이다. 송영길 시장도 청해진해운에 물류대상을 주려 했다가 취소하는 등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번 사고를 정치적으로 계산하는 건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3부(부채, 부패, 부실) 없는 시장이 되겠다고 발표했는데….

“4년 전 7조 원이었던 시 부채가 13조 원이 됐다. 송 시장은 부채 관리에 실패했다. 또 송 시장의 비서실장이 건설업체에서 돈을 받아 구속되었고 시청과 산하기관에 측근들을 포진시켜 부패가 싹텄다. 150개의 재개발 사업을 비롯해 대형 지역 사업이 대부분 중단돼 인천이 부실해졌다.”

―시장이 되면 3부를 어떻게 극복할 건가.

“부시장을 부채관리 책임관으로 두고 안행부 장관 때 만든 지자체 부채관리종합계획을 시행하겠다. 측근 비리를 막기 위해 시장 비서실장은 내부의 유능한 공무원을 발탁하고 한 번이라도 부패 혐의로 걸리면 제대로 공직수행을 못하도록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하겠다. 도시재생프로젝트추진본부를 설치하고 중단된 재개발 사업도 다시 진단해 정상화시키겠다.”

―경력은 화려하지만 대표적 성과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다.

“어떤 자리든 맡겨진 일을 충실하게 했지 정치적으로 자리를 이용한 적이 없어 그렇게 보일 수 있다. 송 시장은 인천시장을 대선 발판으로 삼으려고 하지만 장관과 의원직을 모두 내려놓고 온 나는 인천시민만을 생각하겠다.”

―세월호 참사 후 지지율이 떨어진다. 필승전략은….

“특별한 전략은 없다.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위기 전략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한 것처럼 어려운 때일수록 진정성을 보여주는 정도(正道)로 가겠다.”

―인천시장이 되면 꼭 하고 싶은 것은….

“인천은 내가 태어나서 자란 고향이다. 인천 출신 시장으로 300만 시민을 하나로 결집할 수 있는 구심점이 되겠다. 인천을 더 이상 변방이 아닌 중심도시로 변모시키겠다.”

새정치민주연합 송영길 인천시장 후보(왼쪽에서 두 번째)가 15일 후보 등록을 마친 뒤 부평역 북광장 노인급식소에서 배식 봉사를 하고 있다. 인천=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새정치민주연합 송영길 인천시장 후보는 14일 경쟁자인 새누리당 유정복 후보가 출마 선언 직전까지 안전행정부 장관이었다는 점을 정조준했다. 송 후보는 “유 후보는 세월호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송 후보는 인천의 재정 위기 극복, 아시아경기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선 자신의 연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터뷰는 인천시장실에서 1시간 동안 진행됐다.

―취임 이후 인천시 부채가 썩 줄지 않았다.

“9월 개최되는 아시아경기대회를 위해 경기장 16개가 지어졌다. 인천지하철 2호선도 공사가 진행 중이다. 전체 부채(2013년 말 기준 12조6588억 원)의 93.1%는 전임 시장(새누리당 소속 안상수 전 시장)이 벌여 놓은 선심성 사업 때문이란 점을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다. 저는 재임 4년 동안 부채로 인한 이자 1조6000억 원을 갚았다.”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본사가 인천에 있고, 세월호가 인천에서 출발했다. 책임은 없을까.

“우리 모두가 죄인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책임이 있으려면 권한이 있어야 한다. 여객선 운항과 안전점검 권한은 해경과 항만청에 있다. 그래서 해경과 항만청에 항만공사 권한을 인천시로 넘길 것을 요구했다.”

―인천시가 청해진해운에 물류대상을 수여했다가 취소했는데….

“이명박 정부 때 청해진해운은 국토해양부 장관상을 세 번이나 받았고, 박근혜 정부 들어선 보훈처 감사장도 받았다. 그 실적을 바탕으로 상을 준 것이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 직후 즉각 수상을 취소했다.”

―이번 선거에서 정부 심판론이 작동할 것으로 보나.

“300명이 희생됐다. 심판론을 들이대선 안 된다는 건 침몰하는 배에서 움직이지 말라는 것과 같다.”

―정권 심판론을 가장 강하게 외친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은 경기도지사 경선에서 패했다.

“김상곤 전 교육감은 본인이 심판 대상이었다. 세월호 참사에 책임을 지고 경선에서 사퇴했어야 했다.”

―유정복 후보도 세월호 참사에 책임이 있다고 보나.

“유 후보는 출마하면서 박근혜 정부의 초대 안행부 장관으로 안전한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자랑했지만 그 시스템이 세월호 사고에서 전혀 작동하지 않았음이 드러났다. 특히 안행부 장관은 국민의 안전과 중립선거를 관리하는 주무 장관이다. 그런 장관이 선거에 나온 것이다.”

―유 후보의 장점을 꼽는다면….

“관료로서의 경력은 좋은데, 유 후보가 관료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어떻게 인천시장에 출마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출마했다고 할 수 있나. 특히 인천은 경제 마인드를 갖춘 경제 시장이 필요하다. 재정 위기를 극복하려면 중앙정부에 의존해선 안 된다. 과감한 투자 유치를 통해 국내외 자본을 끌어들여야 한다. 저는 재임 4년 동안 인천을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외국인 투자 유치 1위’로 만들었다.”

―유 후보는 ‘힘 있는 여당 소속 시장’을 외치며 적임자임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명박 정부 때 ‘실세’였던 이상득 전 의원과 박영준 전 차관이 구속됐던 것처럼 지금은 친박(친박근혜) 실세라고 자랑할지 몰라도 2, 3년 뒤면 아주 초라한 모습으로 전락할 수 있다. 제가 야당 소속이어서 좋은 점도 많다. 영종도 외국인 전용 카지노, 녹색기후기금 사무국의 송도 입주 등을 위한 법들이 국회에서 야당 반대 없이 통과됐다.”

―2017년 대선에 도전할 생각은….

“당연히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 대권이라는 더 큰 꿈이 있으면 더 열심히 일하지 않겠나.”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황승택 기자 hstn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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