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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 복원 엉망… 재시공 필요”

입력 | 2014-05-16 03:00:00

감사원, 문화재 관리부실 93건 적발




국보 1호 숭례문의 5년에 걸친 복원공사가 부실투성이로 재시공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보 31호 첨성대는 매년 기울고 있는데도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지난해 12월부터 2월까지 문화재청과 서울시 등 9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문화재 보수 및 관리실태’ 감사 결과 이런 내용을 포함해 총 93건의 문화재 부실관리를 적발했다고 15일 발표했다.

강경원 감사원 사회문화감사국장은 “문화재청에서 전통기법과 도구를 사용해 원형대로 숭례문을 복원한다는 원칙을 세웠지만 5개 과정 중 4개 부분(단청·기와·지반·철물)에서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복원된 숭례문은 복원 5개월 만에 단청이 벗겨지고 목재에 균열이 생겨 부실시공 논란이 일었다.

문화재청은 숭례문의 단청공사에서 시험시공 등의 검증이 필요하다는 복구자문단의 의견을 무시하고 5년의 공사기한을 맞추기 위해 검증되지 않은 홍창원 단청장의 단청기법을 숭례문에 적용했다. 홍 단청장은 아교에 화학접착제를 몰래 섞어 사용해 3억여 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고 감사원은 설명했다. 지반 복원도 제대로 된 고증 없이 공사를 진행해 숭례문과 주변 계단 부분이 조선 중·후기 지반보다 145cm 높아졌다. 감사원은 복구단 소속 공무원 5명의 징계를 요구하고 홍 단청장에 대해 올 3월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경주시는 첨성대가 지반 침하로 매년 1mm씩 기울고 있는 사실이 2009년 확인됐음에도 원인 파악을 위한 조사도 실시하지 않았다. 꼭대기 부분의 석재는 떨어져 나와 낙하할 위험이 있는데도 안전조치도 없이 방치했다. 지난해 복구공사를 마친 독립문도 보수공사를 했으나 녹물이 흘러나오는 등 부실시공 사례가 드러났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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