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유족 “고인 근검절약” 조의금 안받아…인천서구 내주 의사자 지정 신청
승객을 구하다 숨진 양대홍 세월호 사무장의 빈소가 마련된 인천 가천대 길병원 영안실에는 16일 고인을 애도하는 조문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인천시 제공
세월호 침몰 사고 한 달 만인 15일 사고 해역에서 수습돼 이날 길병원 영안실에 안치된 세월호 사무장 양대홍 씨(45)의 빈소에는 의인(義人)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조문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평소 알던 사람뿐 아니라 그의 모습을 언론을 통해 알게 된 일반인 조문객도 종종 눈에 띄었다.
고인의 영정 위에는 ‘세월호 사무장 고 양대홍은 끝까지 비겁하지 않았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선장 등이 자신만 살겠다고 비겁하게 300여 명의 승객을 버린 것과는 달리 마지막 순간까지 한 명의 승객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한 양 씨의 심경을 보여주는 듯했다. 그는 세월호 침몰 당시 바닷물이 차오르는 급박한 상황에서도 조리원 김모 씨와 아르바이트생 송모 씨 등을 구조한 뒤 변을 당했다.
큰형 양대환 씨(56)는 “처음엔 동생네 형편이 넉넉지 않아 조의금으로 생활비라도 보탤까 생각했지만 동생 뜻이 아닐 것 같아 제수씨에게 받지 말자고 했더니 고민 끝에 응해줬다”고 말했다. 대환 씨는 “동생이 단돈 1만 원도 허투루 쓰지 않았다. 두 달 전 동생이 제주도 알뜰시장에서 점퍼를 2000원에 싸게 샀다며 자랑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머니(83)를 위해선 돈을 아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빈소를 찾아 문상을 한 조순정 씨(53·주부)는 “언론을 통해 그의 희생정신을 알게 돼 일부러 찾아왔는데 조의금까지 받지 않아 조금 놀랐다. 고인은 살아 있는 이들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려주는 것 같다”며 눈물을 훔쳤다.
온라인상에서는 ‘잊어선 안 될 세월호 의인’이라며 의사자로 선정해야 한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인천 서구는 다음 주에 보건복지부에 의사자 선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발인은 18일 오전 6시 반에 치러지며 유해는 인천 부평승화원에 안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