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개선 나선 공기업]<3>비상경영 나선 수자원공사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의 성남정수장 전경. 한국수자원공사 성남권관리단이 운영, 관리하는 이 정수장은 성남, 수원, 용인, 평택, 오산, 안성, 화성 등 경기 남부 지역의 430만 명 주민에게 수돗물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타개하는 방법으로 최계운 사장은 임직원이 참가하는 토론회를 자주 열고 있다. 위기를 타개할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머리를 맞대자는 것이다.
지난달 초에는 대전 대덕구 신탄진로의 수공 본사 대회의실에서 최 사장과 임직원,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비상경영 추진단’이 모인 가운데 열띤 토론이 펼쳐졌다. “수돗물과 더불어 수공의 주요 자산인 산업용지 판매에 박차를 가해 수익을 증진해야 합니다. 지역별 산업용지 분양팀은 판매실적에 공사의 미래가 달렸다는 생각으로 ‘다걸기’ 해야 합니다.”
열린 경영 대토론회는 최 사장이 지난해 12월 5일 “현재의 경영 상황은 창사 이후 최대의 위기”라고 지적하면서 시작됐다. 취임 1개월 만이었다. 국책사업 추진으로 급격히 늘어난 부채와 수자원사업의 성장성 정체를 타개하자는 토론회였다.
직원 100여 명이 참석한 이 토론회에서는 “기후변화로 물 관리 여건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위기의식을 공유하자” “불합리한 경영관행을 없애자”라는 발언이 쏟아져 나왔다. 2급 이상 간부진은 2013년 임금 인상분을 반납하고 2014년도 임금도 동결하기로 합의했다.
수공 관계자는 “공기업의 방만 경영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해소하자는 차원에서 간부들이 솔선수범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사장은 “발전적인 사고와 뼈를 깎는 각오로 새로운 미래를 위해 나가자”고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수공 임직원은 이 밖에 4대강 투자 회수 및 매출확대, 투자축소, 자산매각 등을 통한 부채 감축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수공은 지난해 말 기준 120.6%인 부채비율을 2021년까지 100% 이하로 낮춘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 물 관리 패러다임을 바꾸다
수공은 올해를 경영환경의 전환기로 보고 ‘글로벌 물 전문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비전 구체화 작업에 나섰다. 올초 ‘스마트 신경영’을 선언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스마트 신경영’은 수공이 추구해온 ‘안전하고 깨끗한 물 공급’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인체에 건강한 물 공급’으로 물 관리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원수(原水)에서 수도꼭지까지 물 공급 전 과정에서 수량 및 수질을 과학적으로 관리하고, 그 결과를 누구나 확인할 수 있게 하는 선진 물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1차 목표다. 수공 담당자는 “지금까지 물 처리공정이 유해물질 제거에 초점을 뒀다면 향후 물 관리는 몸에 좋은 미네랄 등을 잘 보존할 수 있도록 처리 공정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전한 물’은 국가 수질기준 85개 항목만 만족하면 된다. 하지만 수공은 모니터링 기준을 강화해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한 수돗물, 즉 ‘건강한 물’을 지향하고 있다.
또 염소 성분 및 수돗물 냄새로 인한 불쾌감을 없애고 잔류 염소 수치를 ‘안전한 물’ 기준치의 절반 이상으로 줄여 온 국민이 마음 놓고 마실 수 있는 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끓이지 않고 수돗물을 그대로 마시는 ‘음용 비율’이 한국은 2∼6%에 그치고 있다. 일본 캐나다 등 선진국의 수돗물 음용 비율은 30% 이상이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