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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주는 숲]“숲길 걷다보면 배 속 아기가 발로 툭툭”

입력 | 2014-05-20 03:00:00

산림청 ‘숲 태교 프로그램’… 10월까지 8차례 무료 운영




산림청은 생애주기별 산림복지를 위해 10월 말까지 산음, 장성, 청태산 치유의 숲에서 숲 태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지난해 숲 태교 프로그램에 참가한 부부들이 숲 속에서 체조를 하고 있다. 산림청 제공

“배 속 아가야. 숲 속 바람소리, 물소리, 새소리를 들어보렴.”

17일 오후 2시 경기 양평군 산음휴양림에 있는 국립 치유의 숲. 16주∼36주 된 임신부와 남편들이 숲길을 천천히 거닐고 있었다. 걷기 쉬운 길이다. 물소리, 새 울음소리, 그리고 바람에 스치는 나뭇잎 소리가 클래식 한 악장처럼 어우러지고 있었다. 부부들의 표정은 한없이 밝고 편안해 보였다. 가벼운 체조와 산책을 마친 부부들은 나무 그늘 밑에서 명상에 잠겼다.

산림청이 임신부를 대상으로 마련한 ‘숲 태교 프로그램’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산림청은 그동안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생애 주기별 맞춤형 산림복지 서비스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숲의 혜택을 누리자는 것. 숲 태교는 그중 첫 단계다. 청소년과 중장년, 수목장(樹木葬)까지 남녀노소가 받을 수 있는 산림복지 서비스다.

숲 태교는 임신부가 태아의 건강 증진 등을 위해 숲에서 명상, 산책 등 정서적·신체적 활동을 체험하는 태교 활동을 말한다. 국립산림과학원 연구결과에 따르면 숲 태교는 우울감과 불안감을 감소시키고 모성 정체성과 자아 존중감을 증가시키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그램도 전문가 연구 등을 토대로 숲에서 걷기, 바람과 물소리 듣기, 숲 향기 맡기, 명상, 체조 등으로 구성했다. 3시간 정도 자연 속에서 엄마와 태아가 교감할 수 있도록 꾸몄다.

이날 프로그램에 참가한 이모 씨(32·서울)는 “결혼한 지 3년 만에 아이를 가졌는데 편안한 마음으로 숲 속을 거닐다보면 아기도 ‘행복하다’며 말을 걸어오는 것 같다”며 좋아했다. 또 다른 임신부(35)는 “도심 속 아파트에 살다가 모처럼 맑은 숲 속에 머물면서 아기의 발길질이 더 활발해지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숲 태교 프로그램은 10월 말까지 국립 치유의 숲으로 지정된 산음(경기 양평), 장성(전남), 청태산(강원 횡성) 등 산림이 울창한 장소에서 각각 8차례에 걸쳐 실시된다. 산림청 관계자는 “행복한 임신과 출산, 행복한 녹색복지국가를 위해 이번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올해에는 2인 1조 활동이 많아 남편과 함께 참여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회당 30명씩 선착순으로 모집하며 참가비는 무료. 산림청 홈페이지(forest.go.kr)에서 신청서를 내려받아 e메일(huyang@forest.go.kr)로 보내면 된다. 산음 국립 치유의 숲의 경우 4회(6월 28일)까지 마감됐고 나머지 4회와 다른 치유의 숲은 현재 신청을 받고 있다. 산림청 산림휴양치유과 042-481-4213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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