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유병언 수사] 금수원 소유 요양시설 흔적 없어… 오늘 피의자 심문, 檢 신병확보 고민 구원파 신도 1000여명 농성 계속
철조망 뒤에서 경비 서는 신도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하루 앞둔 19일 경기 안성시 금수원 입구에서 기독교복음침례회 신도들이 경비를 서며 검경의 강제 구인 시도에 대비하고 있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이 20일 심문에 응하지 않으면 본격적인 신병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안성=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은 금수원이 소유한 경기 안성시 금광면 오흥리의 요양시설 ‘사랑의 집’에 유 전 회장이 은신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19일 오후 3시경 이곳을 급습했지만 유 전 회장은 없었다. 검경 수사관 30명이 들이닥쳤지만 헛수고에 그친 것. 금수원에서 청량산을 넘으면 나타나는 이 2층짜리 건물에는 가구와 집기 등이 있었지만 수개월 동안 사람이 산 흔적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회장은 지난해 12월 말까지 이곳에 머물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건물 관리인 이모 씨를 “행동이 수상하다”며 임의동행 형식으로 연행했다가 금수원 측의 항의를 받고 풀어줬다.
유 전 회장의 신병이 확보되지 않으면서 전남 목포의 검경합동수사본부가 이준석 선장(69) 등 선원들을 기소할 시점에 유 전 회장의 신병 처리 역시 가닥을 잡으려고 했던 검찰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신도들은 이날도 금수원에 모여 농성을 이어갔다. 신도 150∼300명은 아침 및 점심 예배를 겸해 정문 뒤에 모여 앉아 찬송가를 부르고 “종교 탄압 계속할 땐 순교도 불사한다”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지난 주말 금수원에 2500여 명까지 모여들었던 신도들 중 상당수는 돌아가고 이날 현재 1000여 명이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일부 시민들이 유 전 회장에게 항의하겠다고 금수원을 찾아와 입구에서 신도들과 실랑이를 벌이는 일도 종종 있었다. 이날 오후 3시 반경에는 선글라스를 끼고 흰 지팡이를 짚은 한 30대 남성이 “유 전 회장에게 한마디하러 왔다”며 금수원에 들어가려다가 제지당했고, 4시 반경에는 충남 홍성군에 거주하는 엄모 씨(49)가 “힘 있는 사람은 검찰이 불러도 숨어 있어도 되느냐”고 항의하며 신도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인천=장관석 jks@donga.com
안성=곽도영·김재형 기자